우리관리는 매년 관리비 경진대회를 개최 해왔지만, 올해는 입상한 1·2등에게 해외연수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러운 마음으로 입상한 소장들을 축하했는데, 뜻밖의 전화 한통을 받았다. 각 그룹 협의회장들도 해외연수에 동행하게 돼 난생 처음으로 해외를 가게된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한 일본에서 연수단 일행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레오팔레스21 콜센터를 찾았다. 사이타마현은 우리나라 경기도 정도의 도시라고 한다. 깨끗한 거리와 잘 정돈된 건물들이 인상적이었다. 한 달에 차량 주차요금으로 30~40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고 하니 차를 사기가 어려울 것 같다.

대신 전철을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연계가 잘 돼 있었고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로 이동한다고 한다. 자전거 뒤에 아기를 태운 주부들이 많이 보였다. 은행건물에도 주차장보다 자전거 주차장이 먼저 보였다. 전철역 앞에도 거대한 자전거 주차장이 있어 놀라웠다. 역에서 내려 15분 정도를 걸으니 레오팔레스21의 콜센터에 도착했다.

주택임대관리업체인 레오팔레스21은 전국 약 55만 세대를 관리하고 있으며 소형아파트를 주로 관리하고 있었다. 콜센터 직원은 약 117명으로, 하루 2000건 정도의 입주민 문의가 온다고 한다.

이같은 입주민 문의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FAQ 시스템’을 도입, 입주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고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만 전화하는 시스템이었다. ‘FAQ 시스템’ 도입으로 하루 2000건이던 문의 사항이 1500건으로 줄었다고 한다.

인상적이었던건 문의가 줄었는데도 콜센터 직원을 감원하지 않고 모든 전화 응대를 매뉴얼화 해 친절하고 문의에 귀기울일 수 있도록 철저히 교육시키고 있었다.

견학을 하며 건물을 관리함에 있어서 어떤 사항이 발생한 후에 대응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입주민 입장에서 관리를 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주민 서비스의 향상으로 지금은 레오팔레스21에서 관리하는 건물에 입주하길 원하는 사람이 많이 증가했다고 한다. 건물관리와 임대를 연결시켜서 건물관리 뿐 아니라 입주자 영업도 같이할 수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오후에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단지인 리버시티 21을 방문했다. 리버시티21은 기존 조선소였던 부지에 1988년부터 1990년까지 단계별로 준공됐으며, 임대 2개동과 분양 2개동이 있었다. 임대동은 30년, 분양동은 26년된 건물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외관이 놀라웠다.

이는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한 결과라고 한다. 1차로 지난 1999년에 40층짜리 임대동 대수선 공사를 실시했다. 임대소유주가 변경돼서 노후된 맨션이라 공실이 많아 타일이나 판넬 천정 위주로 전반적인 수리를 했다. 2차로 지난 2006년과 2007년에 발코니 천정부분과 건물 외벽을 수선했다. 분양동은 지난 2010년 8월부터 외벽과 공용부 공사 위주로 2개 층에 한 달씩 약 23개월 동안 대수선 공사를 시행해 관리하고 있었다.

장기수선공사 실시에 필요한 장기수선충당금은 60㎡ 한 세대당 6000엔 정도 적립을 하다가 공사를 하게 되면서 17000엔까지 부과 적립했다고 한다. 일본의 장기수선충당금은 입주자총회에서 소유자 과반수 동의로 결정된다고 한다. 이같은 철저한 장기수선계획에 따른 수선공사를 통해 리버시티21은 최근에 건축한 맨션처럼 깨끗한 외관을 뽐내고 있다. 잘 정돈된 조경수가 오래된 맨션이란 걸 증명해 줄 뿐이었다.

특히 리버시티21의 관리소장은 아파트가 30년이 되다보니 입주민들도 나이를 먹고 눈이 나빠진다는 점을 감안해 공고문의 글씨를 크게 했다고 한다. 모든 게시물을 A3크기로 하고 글자도 크게 했다. 글자를 크게 하다 보니 게시판도 따라서 커졌다고 한다. 사소하지만 입주민을 배려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일본 관리직원들도 우리랑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여자 관리소장이 없다고 한다. 최근 들어 관리 업계로 활발하게 진출해 씩씩하게 근무하고 있는 한국의 여자 관리소장들을 생각하니 자부심이 느껴졌다.

이번 연수기간 많은 곳을 가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깨끗한 단지와 잘 가꾼 조경수, 효율적인 관리운영은 관리자로서 배우고 본받아야 할 점이다. 일본이나 한국 양국 모두 관리자로서 입주민을 최우선으로 하고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공통과제로 생각됐다.

유영숙 관리소장
인천 송도더샵엑스포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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