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에 공동체 활성화 꽃씨 심기위해 노력”

서울시는 아파트 단지 내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커뮤니티 전문가를 자치구에 배치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처음 커뮤니티 전문가가 배치되기 시작한 지난 2011년부터 3년째 활동하고 있는 중랑구 커뮤니티 전문가 신경옥 씨는 아파트 단지 내 다양한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진행·지원하면서 공동체 활성화 사업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이에 신경옥 씨를 만나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사업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 커뮤니티 전문가를 구성할 때부터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데, 그동안의 성과는.
커뮤니티 전문가는 시민단체, 자원봉사 3년 이상 활동 경험자 또는 주거학과 전공자, 주택관리사 자격증 소지자 등으로 구성됐으며,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일정의 교육을 수료하고 과제제출과 전문가 면접 등을 통과한 후 각 자치구에 배치돼 아파트 단지 내 공동체 활성화를 지원하는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커뮤니티 전문가는 지금까지 우리사회에서 보지 못했던 민·관 협업을 연결하는 현장지원 시민활동가로 문화 거버넌스(governance) 시스템을 구축해가는 아파트에 최적화된 전문가 집단이다.
지난 2011년부터 본격적인 입주민 주도 공동체 활성화 공모지원 사업 안내를 시작으로 아파트 단지에 주민홍보, 단지분석(swot ), 입주민 욕구 설문조사, 입주민 리더 발굴 등 기초적인 활동 매뉴얼과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지원활동을 입주민들과 함께 실행했으며, 단순히 거버넌스적 지원사업을 실행하는 과정을 뛰어 넘어 입주민들의 성장과 재능기부 활성화로 무관심한 주민들을 참여케 하고, 인적자원뱅크를 형성토록 했다.
공동체 활성화 사업에 참여한 입주민들의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 활성화 성공사례는 지역주민 자원의 순환과 그에 따른 지역 파급효과를 내며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고 있다.

- 그동안 아파트에서 펼쳤던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 가운데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올해 서울시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공모지원 사업에 3개의 단지가 각각 개성에 맞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아쉽게도 가장 많은 열정을 보였던 신내데시앙아파트의 공유도서관 지원 사업이 탈락되면서 입주민들은 큰 실망을 했다.
그러나 이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단체 대표에게 ‘실패가 끝은 아니다. 다시 도전하는 용기를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좋겠다’라는 위로와 격려의 문자·이메일을 보내 용기를 북돋아 주웠고, 다시 힘을 모은 입주민들이 아파트 잡수입만으로 공유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진정한 입주민 주도의 공동체 활성화를 이뤄낸 신내데시앙아파트의 사례는 커뮤니티 전문가 활동중 가장 보람되고 기억에 남는다.

- 공동체 활성화 사업 지원시 어려운 점은 없는지.
활동 첫해의 어렵고 무관심했던 주변 상황들을 떠올리려니 새삼스럽다.
비교적 먹고 살만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공동체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외부적 우려와 입주민들의 무관심을 극복하고 이해시키는데 어려움이 컸다. 주택과 업무의 약 40%는 아파트 입주민간 갈등 관련 민원이라 할 만큼 대부분의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크고 작은 입주민간 갈등이 내재돼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아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입주민간 갈등의 불똥이 튀기도 한다.
새로운 사업인 만큼 실행과정 중 입주민 주도의 역할 이해가 부족해 사업비를 반납하겠다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단지를 설득하는 과정도 있었다.
또 입주민간 공동체의 신뢰를 이루는 듯 하지만 다시 새로운 갈등에 봉착하기도 한다.
커뮤니티 전문가들에게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현장지원은 막연한 ‘목표점만 있고 친절한 행정과 현장은 없다’는 좌절감과 함께 때때로 감정노동자라는 자조를 불러오기도 한다.

- 그렇다면 아파트에서 공동체 활성화를 이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아파트의 내부적 상황들은 우리사회 갈등의 축소판이라 할 만큼 다양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대부분의 입주민들은 이웃과 지역사회에 무관심하며, 관리상의 갈등과 불신으로 입주민간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각 단체간 이해관계로 인한 고소·고발 등은 사회갈등 비용을 유발한다.
이웃간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들로 건강한 주민 참여와 주민 재능기부를 활성화 하고, 공유도서관, 청소년카페, 텃밭, 알뜰장터 등을 통해 세대를 뛰어넘는 입주민간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안타까운 층간소음 인명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는 그동안 자원으로 평가받지 못했던 이웃의 인적·물적 자원을 발굴하고 서로 공유한다. 나와 관계 맺고 있는 이웃들은 내가 외로울 때, 위험에 처했을 때, 정보가 필요할 때, 많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는 성숙한 시민사회의 역할을 다하고, 개인의 사회적 관계망을 넓혀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실천할 수 있다.

- 향후 커뮤니티 전문가의 활동계획과 전망에 대한 생각은.
내년부터는 커뮤니티 전문가의 활동지원이 시·구매칭 지원에서 전액 자치구로 이관됨에 따라 자치구별로 여러 가지 활동변수가 예상된다.
커뮤니티 전문가는 유급 자원봉사 활동가로서 주민 정서지원 활동과 교육, 홍보, 상업제안, 기획, 실행, 보고, 자원발굴과 지역사회 연계, 지역 파급효과, 새롭게 업데이트 되는 시스템 안착까지 현장에서 입주민들과 신뢰관계 형성 이상으로 행정업무도 많다.
3년의 커뮤니티 전문가 활동을 통해 많은 경험과 성장을 했다. 커뮤니티 전문가는 사회공헌적 가치 있는 일을 하는 행복한 일자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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