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아파트 관리비리 문제가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관리소장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입주자대표회의 운영·윤리교육’에서 아파트 관리비리 관련 내용을 대폭 강화했고, 이에 따라 교육에 대한 관리현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자가 직접 취재에 임했던 경기지역 한 지자체의 입주자대표회의 운영교육 역시 마찬가지였다. 교육 시작 20분 전 현장에 도착했지만 아파트 관리비리에 대한 아파트 관계자들의 관심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교육장 앞은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참석자들에게 배부되는 교육자료도 조기에 동이 나 참석자 중 상당수가 참고할 자료도 없이 교육을 수강해야 할 처지에 놓였고, 교육장 내부는 얼핏 보기에도 좌석에 앉은 사람의 수와 좌석이 없어 서있는 사람의 수가 거의 대등해 보였다.

일단 교육장 입장에 성공한 참석자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교육장 내부에서는 이미 교육이 시작된 듯 했지만 그 시간까지도 자리가 없어 교육장으로 입장하지 못한 채 문 밖을 서성이는 참석자들이 많았다. 여기저기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이들의 항의를 홀로 받아내며 자리를 지키고 있던 지자체 공무원들도 어쩔 줄 몰라 했다. 그 공무원은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몰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교육을 주관한 지자체 공무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1강이 끝난 후 그 중 한명이 단상 위에 올라 ‘교육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단지별로 일부 인원만 남고 나머지는 확인 후 돌아가도 좋다’고 안내했다.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교육이 아님에도 자발적으로 교육을 듣기 위해 교육장을 찾은 참석자들을 억지로 돌려보내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날 교육은 딱히 참석 인원에 제한을 둔 것도 아니었다.

이어 조퇴 통보를 받은 참석자들이 교육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그제서야 차분한 분위기에서 나머지 교육이 진행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교육은 전체 참석자 중 상당수가 교육을 끝까지 듣지 못한 채 일부 인원만이 제대로 수강한 모양새가 돼 의미가 많이 퇴색됐다.

이처럼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정상적으로 교육이 진행되지 못한다면 교육의 취지와 내용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결국 효율성이 떨어지는 주먹구구식 교육으로 전락해버릴 수밖에 없고, 관리현장으로 돌아간 참석자들도 기억에 남는 유익한 교육이라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
이날 교육은 공동주택 관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알찬 내용으로 구성됐음에도 불구하고 협소한 교육장소와 교육자료의 부족한 수량 탓에 짙은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교육의 질을 높여 참석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각 지자체는 그에 앞서 이 사례를 발판 삼아 교육에 앞서 교육장소, 교육자료를 비롯한 기본적인 요소들도 꼼꼼히 챙기는 등 좀더 내실 있는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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