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화칼슘 과다 노출시 수세 약화…토양개선 필요”

연일 이어지는 한파로 인해 아파트 단지를 비롯한 곳곳에서 제설제용 염화칼슘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단지 내 수목이나 수목이 심긴 화단이 염화칼슘에 노출될 경우 나뭇잎의 황화나 괴사, 조기낙엽, 신진대사 장애 등 수세약화를 유발할 수 있어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제설제용 염화칼슘 사용시 조경수 등의 피해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 김선희 박사를 만나 염화칼슘 사용에 따른 수목의 피해양상과 해결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과다한 염화칼슘 사용으로 인한 수목 피해 증상에 대해 설명한다면.
염화칼슘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는 주로 나뭇잎을 달고 겨울을 나는 상록수종에서 많이 나타난다. 제설작업 또는 차량에 의해 비산된 염화칼슘이 나뭇잎에 닿으면 겨울에는 피해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나 최저기온이 영상이 되는 3월이 되면 나뭇잎에 급속한 탈수현상이 발생하고 광합성 기능이 저하돼 수세가 약화된다.
또한 염화칼슘이 미치는 간접적인 피해는 제설작용을 마친 염화칼슘이 토양에 고농도의 염류(鹽類)로 집적돼 토양이 알칼리화(pH 7.2 이상)되고 토양물리성이 불량해지며 나타난다. 염화칼슘에 의해 토양환경이 불량해지면 수목은 뿌리로부터 양분과 수분을 원활히 흡수할 수 없게 된다. 이는 나뭇잎의 황화나 괴사, 조기낙엽, 신진대사 장애 등의 피해 반응으로 이어지고 결국 수세약화, 병충해 저항성 저하 등으로 수목이 고사에 이르게 된다.

수목에 따라 염화칼슘 피해 정도가 달라지는지.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에 걸쳐 ‘염화칼슘 처리에 따른 수목의 반응특성’에 관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수목에 따라 염화칼슘 피해에 민감한 수종과 그렇지 않은 수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엽수 중에서는 칠엽수, 산벚나무 등의 수목이 염화칼슘 피해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고 침엽수 중에서는 구상나무, 잣나무 등이 염화칼슘 피해를 입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활엽수 중 후박나무, 동백나무, 침엽수 중 소나무, 은행나무는 상대적으로 염화칼슘 피해에 강했다.
하지만 이는 민감한 수종이 식재됐을 경우 좀더 관심 어린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일 뿐, 다른 수목이 염화칼슘 피해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염화칼슘에 노출된 수목들은 피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대사기능이 떨어져 생장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염화칼슘 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동절기 전 수목 식재지 주변에 짚으로 만든 보호막을 설치해 염화칼슘이 함유된 눈이 녹은 물이 차량통행 등으로 가로 토양에 유입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제설 작업시 염화칼슘이 함유된 눈을 수목 주변이나 화단에 쌓아두지 말아야 한다.
또한 화단과 인접한 단지 내 도로 등에는 제설제 사용을 피하고 입주민 참여를 이끌어내 눈을 쓸어내는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쌓인 눈을 제거하도록 한다.
더불어 수목 식재지의 높낮이를 조절해 제설작업 후 염화칼슘을 함유한 물이 식재지로 모여 토양에 축적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과다한 염화칼슘 사용으로 이미 피해를 입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과다한 염화칼슘 사용으로 수목이 이미 피해를 입었다면 토양산도 교정, 환토와 객토, 유기물 자재 투입 등의 토양환경 개선을 실시,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pH 7.5 이상으로 알칼리화된 토양의 경우, 황이 함유된 토양개량제를 ㎡당 약 750g을 0∼20cm까지의 흙과 섞어 토양산도를 적정수준으로 교정시켜 줘야 하며 식재목의 뿌리분 주변의 흙을 제거한 후 신선한 토양으로 바꿔주거나 새 흙과 기존 표토층의 흙을 혼합해 주는 환토와 객토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당 목탄 0.4kg(부엽토 20kg)을 표토층(0∼30cm)의 흙과 혼합해 토양 물리성(통기성, 배수성)을 개선하는 등 유기물 자재를 투입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다.

아파트 수목 관리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아파트 수목 관리자들이 관심을 갖고 단지 내에 식재된 수목의 기본 특성 등에 알아가는 노력을 다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또한 해결하기 어려운 수목 피해 발생시 국립산림과학원 홈페이지(www.forest.go.kr)나 민원실을 통해 질의하면 해결방법 등 조언을 제공하므로 이를 잘 활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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