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는 분쟁예방의 효과적 수단”

서울시는 지난해 ‘입주민 주권시대’를 선언한 이래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21명의 플래너로 커뮤니티 전문가단을 구성,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나 화제다.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아파트 문화가 아쉽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인 만큼 서울시 커뮤니티 전문가단의 향후 활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서울시 공동주택 커뮤니티 전문가단을 이끌고 있는 여주영 플래너를 만나 아파트 커뮤니티는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그리고 아파트에 맞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은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입주민 주권시대’를 선언한 이후 서울지역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커뮤니티 활성화는 왜 필요한지.
공동주택 내 입주민간 사소한 갈등이 분쟁·소송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법적 분쟁이 무려 581%가 증가했다. 최근에는 층간소음이나 애완동물 사육으로 인한 분쟁도 상당한 실정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입주민간 커뮤니티, 소통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서로 얼굴만 알고 있어도 대화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 분쟁으로 발전되고 있다. 커뮤니티 활성화는 단지 내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다.
앞으로 아파트는 입주민이 자원을 나누고 공동체 의식을 형성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는 삶의 공간으로 정착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잃어버렸던 이웃관계를 회복하고 서로 정을 나누며 불신·오해를 줄이는 풍토가 절실하다.

아직까지 ‘커뮤니티’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이 사실인데.
사실 커뮤니티는 어려울 것도 새로울 것도 없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사는 공간에서 주변 이웃들과 소통(이야기)하고 무언가를 나누는 문화가 바로 커뮤니티다. 커뮤니티는 소통과 나눔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 공동주택 커뮤니티 전문가단의 그동안 활동내역은.
지난해 서울시는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자치구 봉사활동 경력을 가진 12명과 관련 학과를 졸업한 9명을 ‘플래너’로 임명, 커뮤니티 전문가단을 구성했다. 그리고 각 플래너들은 지난 2월부터 서울시를 비롯한 20개 자치구에 배치됐다.
플래너들은 각 단지별 맞춤형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발굴해 운영 등에 있어 지원·자문을 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되고, 인근 자원봉사센터나 사회복지시설과의 연계를 통해 아파트 입주민들이 지역공동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게 된다.
플래너들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은 모두 91개다. 다문화 교실, 옥상 텃밭 가꾸기, 쿠킹(cooking) 클래스, 녹색장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플래너들은 물론 해당 입주민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음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커다란 성과다.

각 자치구에 배치된 플래너들의 활동에 어려운 점도 있었을텐데.
호응이 있는 단지도 상당하지만 아직까지는 홍보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다. 입주민 참여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대표회의와 관리주체의 역할이 크지만 접촉부터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단지에서는 부녀회 활동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어느 단지에서는 돈을 쓰면서까지 이런 사업을 해야 하냐는 반문을 하기도 했다. 모두 커뮤니티에 대한 인식이 낮은 데에서 나온 오해들이다.
이러한 단지에 대해서는 커뮤니티 활성화가 주는 신뢰회복, 분쟁예방, 관리참여 증진 등의 효과를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조만간 관리소장 등 아파트 관계자 대상 간담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커뮤니티 전문가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아파트 사례가 있다면. 그리고 아파트 입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각 아파트에 커뮤니티 활성화의 필요성과 실천 가능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소개한 결과 입주민 재능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본격 시작되고 있다.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어린이집 교사 출신 입주민과 제과제빵 기술을 갖춘 입주민이 주도하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다문화 가정 입주민이 다수 거주하는 특성을 반영, 나라별 문화알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고, 중랑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주부들이 주도하는 ‘품앗이 육아’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들 사례를 분석해 보면 입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아파트 여건과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 기획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이외에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과 각종 생활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큰 편이다.

향후 커뮤니티 전문가단의 활동계획과 전망을 밝힌다면.
각 자치구에 배치된 플래너들과 함께 커뮤니티 활성화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고, 입주민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 아파트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조사·연구해 ‘조력자’의 역할을 다할 생각이다.
아파트에는 중·고등학생, 노인회원들의 자원봉사 수요, 단지 내 부대·복리시설, 기술·정보·재능을 보유한 입주민들이 상당하고, 지자체의 예산지원 의지도 큰 편이어서 ‘인프라’는 갖춰져 있다고 본다.
또한 단지 내 분쟁·갈등을 해결하고 예방하는 수단으로써 커뮤니티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점차 자리잡아 가고 있어 앞으로 더욱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지역 아파트 커뮤니티 활성화 여부에 따라 각 사례는 전국에 전파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에도 대구시 등 몇몇 시·도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의:02-3707-8532(커뮤니티 전문가단), 02-6361-3246(공동주택 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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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소비자주거학과 졸업(’06)
·주택관리사보(제10회)
·우리관리(주) 교육·홍보팀 근무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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