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회의, 청탁·뇌물 등 이권개입 없는 ‘투명한 아파트 만들기’ 앞장서

입주민들의 불신은 아파트 관리·운영에 너무나 큰 장애요소가 된다. 물론 이는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는 아파트 관리 부정·비리가 가장 큰 원인이고, 잘못된 관행도 원인 중 하나다.
그러나 그 불신이 단순히 막연한 것이라면 아파트의 투명성을 적극 알려 입주민들의 협력을 구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입주민들의 신뢰를 높이거나 회복하고 싶다면 인천 부평구 갈산2동 태화아파트{6개동 390세대, 화신종합주택관리(주)}처럼 ‘투명한 아파트 운영’을 선언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 하다.
이 아파트 대표회의는 관련 업체 대표들을 불러놓고 “부정한 청탁이나 뇌물을 절대 받지 않으므로 적극 협조해 달라.”고 선언한 뒤 세부적인 다짐내용을 담아 공개, 입주민들의 커다란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투명한 아파트’ 선언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위탁관리업체 입찰담합 적발을 시작으로 지난 3월과 4월 지상파 방송을 통해 방영된 아파트 관리 비리 고발 프로그램 등 전국적으로 아파트 관리·운영 비리문제의 심각성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입주민들의 불신감이 팽배해진 것이 사실이다.
인천 부평구 갈산2동 태화아파트도 마찬가지. 그동안 이 아파트는 투명하게 관리되는 단지로 정평이 나 있지만, 연이은 보도로 대표회의와 관리주체에 대한 입주민들의 시각이 막연한 불신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물론 법령 준수 및 철저한 회계감사, 다양한 수단을 통해 입주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해 왔지만 대표회의는 입주민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아파트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지난 10월 18일 관련 업체 대표들을 불러놓고 ‘투명한 아파트 만들기’를 선언했다.
이 아파트 대표회의는 업체 대표들에게 “갖가지 유혹에 흔들리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게 언론 보도를 통해 입증됐다.”며 “우리 아파트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부정한 청탁이나 뇌물을 받지 않을 것이므로, 이같은 취지를 잘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업체 대표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투명한 아파트 만들기를 위해 적극 협력함은 물론 맡은 공사·용역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서 대표회의의 선언과 업체 대표들의 화답은 그대로 보고서로 작성돼 입주민들에게 공지됐다. 이 중 ▲회식자리 동석 금지 ▲선물 안주고 안받기 ▲친절을 빙자해 불필요한 내용을 전화로 주고받는 행위 금지 등의 실천사항은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물론 인근 단지 입주민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이 아파트 오원진 대표회장은 “명절 선물을 보낸 업체에 선물을 되돌려 보내면서 재발시 향후 입찰에서 감점 처리하겠다는 공문을 보내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며 “공정한 업자 선정과 투명한 자금 집행만이 입주민들에게 안락한 주거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철두철미한 공사 감독
이 아파트 대표회의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45차례 회의를 열어 대소사를 논했다.
월·격월 단위로 정기회의를 열고, 안건이 있을 때마다 임시회의를 여는 것이 일반적임을 볼 때 이 아파트는 타 아파트에 비해 두 배는 족히 넘을 정도의 회의를 열고 있는 셈이다.
대표회의는 올해 들어 △담장 허물고 나무심기 사업 △조경시설 전정 △지하주차장 라이닝 및 LED 조명등 교체공사 △각동 현관 및 계단 보수 △각 세대 베란다 실리콘 공사 △주차장 확장공사 △관리동 리모델링 등의 현안을 놓고 장시간 회의를 가졌다.
그 결과 적정한 업체 선정은 물론 공사금액 산정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 계획적인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아파트 대표회의는 관리주체와 함께 철두철미한 공사 감독을 펼쳐 유명세를 타고 있다. 대표회의와 관리주체는 공사가 진행될 때마다 작업에 투입된 인부와 함께 시방서상 부품이 제대로 쓰이는지 확인하고 있다. 모든 공사의 하도급을 금지시킨 바 있으므로 해당 인부가 하도급 업체 인부가 아닌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 여기에 계획서 순서상 제대로 일이 처리되는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
공사 감독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처리결과는 별도의 공사 감독일지에 차곡차곡 담겼다.
이같은 이 아파트의 사례는 지역신문과 잡지 등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 아파트 류도열 관리소장은 “대표회의와 관리주체의 꼼꼼함에 혀를 내두르던 공사 업체들도 진정성을 알고 나서는 높이 평가해줬다.”며 “입주민들이 낸 비용이 허튼 데 쓰이면 안 된다며 볼펜 한 자루도 아끼는 대표회의 구성원들의 노력이 아파트를 살기좋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아파트 관리주체는 대표회의와 함께 지자체 지원사업을 적극 유치, 담장 허물고 나무 심기사업과 주차장 확충공사를 큰 비용부담 없이 완료, 입주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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