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관리 중요성 점차 부각…체계적 관리계획 필수

조경시설 시기별 적절한 관리 필요…입주민 성향 등도 고려해야
사후관리보다 예방관리 중요…조경교육 등 적극적 노력 기울여야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공동주택 등 주거 공간에서 조경은 빠질 수 없는 입주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친환경 공동주택의 보급과 정부의 그린홈 1백만호 보급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이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보다 특색 있는 조경 공간 창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그에 상응하는 조경관리 범위 또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건설사들이 조경시설에 많은 비용을 들이는 등 조경에 큰 비중을 두고 있음에도 하자보수 기간 이후 조경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아 상당수 조경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조경시설은 관리시기가 매우 중요한 만큼 시기별로 적절한 관리가 이뤄져야 하고, 경관을 해치지 않고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각 수종별, 시설재료별 특성을 고려해 관리해야 한다. 또한 입주민들의 성향 및 요구사항, 선호하는 조경시설 등을 파악해 우선적 관리 사항으로 체크해둬야 한다.
이와 같이 단지 내 조경시설이 입주민이 요구하는 최선의 방향으로 관리하도록 시설물의 노후관리, 식생의 병충해 방제 등의 철저한 유지·보수 작업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조경관리 실태를 파악, 문제점을 살펴보고 개선방안 등을 모색해봤다.

아파트 조경관리의 문제점
아파트 내 조경시설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지만 정확한 관리기준이나 참고자료가 없어 조경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가 서울, 경기지역 아파트 30개소의 조경관리 실태(조경관리 사항, 계획표 작성 여부 등)를 조사한 결과 조경관리 적절 시기를 고려하지 않는 등 조경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서울에 있는 모 아파트는 계획성 없는 조경관리로 낭패를 본적이 있다.
이 단지 관리주체 및 관리직원은 수목별 전정시기를 염두에 두지 않고 한꺼번에 몰아서 전정을 실시해 화목류에 꽃이 피지 않아 입주민들의 민원이 속출했다.
또한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향나무를 전정해야 하나 때를 놓쳐 향나무 몇 그루의 가지가 부러지고 넘어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는 수목 이식 후나 건조한 날씨에 필수적 작업인 관수를 실시하지 않아 단지 내 수목이 말라 병들고, 고사해 입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또 수목들의 생육이 불량한 상황에서 완전히 숙성시키지 않은 계분을 성급히 시비하여 수목 뿌리가 상했고, 단지뿐만 아니라 단지 외부까지 악취가 진동해 입주민과 인근 주민들에게 까지 피해를 줬다.
이와 같이 상당수 아파트에서 적정 관리시기를 놓쳐 결국 단지 미관을 해치고 입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조경관리에 소홀한 단지 대부분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데도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자료를 수집하기 보다 임기응변식으로 관리에 임해 단지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조경관리 어떻게 해야 하나
조경관리업체인 나라조경 이광우 사장(전 관리소장)은 “아파트 조경관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관심이다.”며 “눈에 보이는 전지전정만 실시하고 더 이상의 관리는 신경 쓰지 않고 있는 단지가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일단 관리소장, 대표회장들이 조경관리에 대한 인식을 바꿔 하나씩 접근해 나가면 관리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며 “조경관리는 사후관리가 아닌 예방관리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주관협 광주시회 조경강사를 맡고 있는 광주시 문흥1차라인아파트 서광종 관리소장은 “6년간 관리소장들을 대상으로 조경교육을 실시했는데 처음에는 기초지식만 있던 소장들도 점차 조경관리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쌓아 조경관리에 임할 수 있게 됐다.”며 “조경 관련 자격증이 없는 한 조경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할 수 있지만 단지 관리를 책임지는 주체로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여러 교육에 적극 참여하는 등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리업체 조경모임에서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서울 서초구 삼창아파트 방만석 소장은 “대부분 아파트에서 시설물 등은 전문가가 따로 관리하고 있는 반면 조경시설은 전문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단지 내 신경써야 할 업무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미리 계획을 세워두면 적정 시기를 놓쳐 조경관리를 망치는 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매년 초 연간조경관리 계획을 세워 표를 참고해 작업을 실시하면 된다.”며 “예를 들어 2~3월에는 유실수, 4~5월에는 가이즈까향나무 등 상록수, 6월에는 철쭉, 영산홍 전지전정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방 소장은 “조경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 타단지를 찾아가 조경관리 노하우를 배우면서 참고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것도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산림청 도시숲 경관과 김영혁 씨는 “생장하는 식물은 기후, 지형, 토양, 습도, 식생 등의 자연조건에 큰 영향을 받으므로, 조경관리는 계절적 변화를 중심으로 일정한 시간적 계획이 필요하다.”며 “이용자에 의한 인위적인 요인 등도 변수로 식물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관리 대상보다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설사에서 아파트 조경을 담당하는 홍순원 현장소장은 “아파트 하자처리 현황을 보면 수목의 생리 등 제반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관리로 수목이 고사한 경우가 많다.”며 “수목원이나 우수 조경관리 기관을 견학해 실질적인 관리기술을 익히거나 관리업체, 건설사 조경팀 등 조경관리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면 단지 내 조경관리에 큰 도움을 얻을 것이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 건설경영관리전공 박병준 씨는 ‘신규 공동주택 단지의 조경에 대한 만족도 분석을 통한 관리개선방안 연구’라는 학위논문에서 아파트 조경관리의 개선방안으로 관리사무소에 주택령에 의거한 조경관리인을 상주시키는 방안, 여러 단지가 합동으로 조경전문가를 채용해 자문을 구하고 관리하는 방안, 조경관리 업무를 표준화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조경관리 전문가들은 단지 내 조경관리의 효율성과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경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간조경관리 계획 수립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각 지자체의 우수관리 단지 선정시 평가항목에 조경 비중 높일 것 △관리업체에서 단지별 연간 조경관리 계획 수립을 의무화 할 것 △각 지자체나 관리업체 교육시 조경관리 계획 수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킬 것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개선방안은 당장 현실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관리주체가 체계적인 조경관리의 필요성을 깨닫고 조경관리의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적극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경관리 우수 사례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조경관리에 앞장서고 있는 단지의 관리방법 및 노하우 등을 문의하는 것도 조경관리 계획에 도움이 될 것이다.
철저한 조경관리로 우수 조경관리 단지상, 푸른마을상 등을 수상한 바 있는 서울 동작구 한강현대아파트 장영현 소장은 “조경관리 전·후의 사진을 찍어 놓고 관리에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며 “단지에 심은 야생화 사진과 각 특징을 표로 만들어 관리에 참고했는데 입주민들의 학습 자료로도 사용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또 “틈틈이 조경 관련 서적이나 신문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해 수목별 생장 특성을 기본적으로 숙지해둬야 하며, 실패하더라도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자신만의 관리 노하우를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금송조경회(조경기능사 자격을 가진 관리소장들의 모임, cafe.daum .net/gsjgh) 등 조경모임에서 활동하며 정보를 교류해 자연스럽게 조경관리법을 익히는 것도 권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경기 안양시 평촌동 초원LG아파트 이병균 소장은 매년 1월경 조경 개선계획표를 만들고 있다.
이병균 소장은 “계획표를 만들기 전에 단지 내 배식현황을 나타낸 배식도면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수목식재현황을 확인해 병해를 입었거나 고사한 수목 등 제거할 수목을 표시하고, 그 자리에 새로 식재하면 좋은 수목을 정하는 방법으로 조경 개선계획표를 작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소장은 또 “조경 개선계획표는 단지 내 수목현황을 꼼꼼히 체크할 수 있게 해 철저한 조경관리를 돕는다.”고 강조했다.
인근 꿈마을 우성아파트의 김인숙 관리소장도 계획적 조경관리를 주문했다.
김 소장은 “매년 초 연간 조경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계획표를 반복해 사용하는 게 아니라 매년 단지 상황에 맞게 표를 재작성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예를 들어 올해는 단지 화단에 1년생 초화류 위주로 파종을 한다면 이 초화류가 제대로 관리될 수 있도록 계획표에 초화류 관리항목을 추가로 작성하고, 관리사항을 학습한다.”며 “매년 실시해야 하는 병충해 방제, 시비 등의 작업도 수목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기를 고민해 계획을 재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경관리에 대한 도움을 얻고 싶은 단지는 봄철 이식할 수목 구입과 묘목 특성에 관해서 각 지역별 나무시장(유통사업소: 02-420-7672)에 문의하면 되고, 병충해 방제 등 조경수목 관리 관련 정보는 산림청 인터넷 홈페이지(www.forest.go.kr)나 지역별 농업기술센터 자료를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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