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이어 ‘로하스’로 진화…단지 전체 친환경 주거공간 조성 활발

▲ 인천 구월힐스테이트 도섭지

‘잘먹고 잘살자’는 ‘웰빙(well-being)’의 유행에 이어 최근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열풍이 불고 있다.
로하스는 미국의 내추럴마케팅 연구소가 지난 2000년 처음 사용한 용어로 ‘건강과 지속성장을 추구하는 생활방식’을 뜻한다.
주거문화에 있어서는 웰빙이 나를 포함한 우리 가족의 건강과 복지를 뜻했다면, 로하스는 웰빙의 개념에 주변환경과 이웃의 행복을 더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즉 친환경과 자연, 첨단이 강조되던 아파트 웰빙 바람이 공동체 전체 삶의 질과 조화를 중시하는 로하스로 확산돼 개별 아파트 내부 꾸밈과 시설 첨단화에서 나아가 지역 주민의 공동체와 공익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또 ‘그린빌딩인증제’ 등 각종 친환경건축물 인증제의 시행과 생태환경에 대한 입주민들의 요구도가 높아지는 것도 로하스 아파트의 보급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정원이나 실개천 등 친환경 조경이나 피트니스센터, 카페 등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는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아파트 개발시 로하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삶의 질 향상과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로하스 아파트로의 진화를 살펴 본다.

◎ 로하스 아파트 등장
‘건강과 지속성장을 추구하는 생활방식’이라는 뜻의 ‘로하스’ 개념이 주거공간에도 적용돼 최근 로하스 아파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로하스 아파트는 전체 세대원이 함께 행복한 주거생활을 영위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친환경 주거공간을 의미한다. 즉 세대 내 내부공간보다는 조경과 커뮤니티 공간을 강조하고 주변 지역의 환경까지 연계한 주거공간을 말한다. ‘웰빙 아파트’가 새집증후군의 예방을 위해 각종 마감재와 건축자재들을 친환경으로 바꾸는데 주력했다면 로하스 아파트는 단지 전체에 친환경 개념이 적용된다.
로하스 아파트의 특징으로 먼저 전원생활을 만끽하면서 단지 안에서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는 조경시설을 들 수 있다. 또 각 건설사들은 헬스장, 수영장 등이 들어선 스포츠 센터를 마련해 인근 지역 주민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입주민 공용 커뮤니티센터도 조성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평면 개발은 물론 중수도 시설과 음식물 탈취기, 태양열 주택 등도 눈에 띤다.

◎ 친환경 조경으로 쾌적한 단지 조성
최근 아파트에는 연못이나 실개천, 정원, 숲속 산책로 등 생태조경이 속속 등장하며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충족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분양한 대구시 달서구 성당동 ‘성당래미안·e-편한세상’은 4만6000여평의 전체 대지면적 중 1만3883평(31%)을 조경면적으로 할애해 약 7만8000여 그루의 나무가 식재된다. 단지 안의 주요 보행길은 다른 수종의 나무를 식재해 보행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곳곳에는 숲속길과 테마숲길을 설계해 도심 속의 오아시스를 만들 예정이다. 또 실개천이 흐르는 산책로와 생태연못도 조성되며, 사시사철 푸른 송림이 우거진 지압길은 입주민들이 향긋한 솔향기를 마시며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무엇보다 단지 안팎에 그린네트워크 개념을 적용해 좁게는 아파트 단지의 녹지공간을 테마별로 연결하고 크게는 자연 - 대단지 - 자연(두류공원 - 성당래미안·e-편한세상 - 학산공원)으로 이어지는 바람길을 조성해 그린네트워크를 구축키로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녹지는 사람들이 편안함과 여유를 느끼고,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단지 내 작은 길에도 나무와 꽃 등을 식재해 입주민들이 풍부한 생태환경을 누릴 수 있게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서울 양천구 신월동 ‘SK VIEW아파트’는 단지 중앙에 바닥분수를 설치해 청량감과 편안한 휴식을 누릴 수 있게 했고, 조경공사를 통해 단지 일부 공간 측면의 옹벽을 산처럼 조성해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을 줬다.
또한 인천 구월힐스테이트는 소나무를 비롯해 제주 팽나무, 황매화 등 고급 나무 위주로 숲을 꾸몄고 울창한 숲 사이로 작은 내가 돌아 흐르는 도섭지를 조성했으며, 경기도 남양주시 ‘덕소아이파크’는 단지 배후의 여인산과 산책로를 연결하고 여인산 체육시설을 개보수해 지역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확충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단지 내 이웃에서 더 나아가 지역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친환경 공간을 확대하는 것이 앞으로의 추세”라고 말했다.

◎ 복합 커뮤니티 공간 속속 들어서
‘아파트 단지 안에서 영화관, 도서관, 수영장, 헬스장, 골프장, 카페, 놀이방을 이용할 수 있고 생활강좌까지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7월 분양을 마친 경기 남양주시 ‘진접동부센트레빌’에 ‘센트웰(Centwell)’이라는 복합커뮤니티 시설을 마련키로 했다. 이 센트웰에는 수영장, 실내 골프연습장, 피트니스클럽, GX(Group Exercise)룸, 실내 어린이 놀이터 및 놀이방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실도 갖춰질 예정이며, 입주민들은 문화센터에서 다양한 강좌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스마일하우스에서는 단지 관련 일들을 회의할 수 있고, 클럽하우스는 입주민 만남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실외체육시설에는 인라인 트랙, 헬시가든, 멀티코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칼로리 트랙이라는 산책로는 구간마다 칼로리 소비량을 적어둔 표지판 체크로 운동량 조절이 가능하고, 스마트하우스에서는 몸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건강진단실과 클린존이 입주민들을 기다린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예전에는 커뮤니티 시설을 법적 의무사항인 복리시설로만 이해해 구색만 갖추면 됐지만 입주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업체들의 차별화 경쟁이 심해지면서 더욱 고급스러운 시설이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경기 용인시 ‘상현힐스테이트’에 사랑방, 라운지, 건강관리실, 동호인실 등으로 구성된 노인 전용 커뮤니티센터 ‘골든 클럽’을 조성하고, 한화건설은 인천 고잔동에 ‘한화꿈에그린월드에코메트로2차’ 단지 내에 블록별로 문화단지 및 커뮤니티, 친환경 웰빙단지, 리조트형 오션테마파크 등 테마별 시설을 조성키로 해 관심을 끈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의 한 관계자는 “커뮤니티 시설이 아파트 선택의 기준으로 자리잡는 등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분양가가 다소 높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혜택이 많아 주거만족도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첨단 주거기능 도입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주방에 컨버터블 벽체를 설치하는 상품으로 주부들의 관심을 모았다. 충남 천안시 ‘백석아이파크’ 68평형에 적용된 컨버터블 벽체는 거실과 주방 사이에 위치해 손으로 끌기만 하면 공간 변화가 가능하다. 이 벽체는 손님을 초대해 음식을 준비할 때 발생하는 소리와 냄새 등이 거실에까지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동부건설은 ‘진접동부센트레빌’에 단지 방범 로봇인 ‘센트리’를 개발해 도입했다. 센트리는 반경 50m 범위를 360° 회전하면서 주변을 자동으로 감시하고 화면을 저장해 외부인의 침입을 감지하면 출동 경비업체에 자동 연락하는 시스템이다.
에너지 절약 등 관리비 절감을 위한 노력도 이어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에어컨 실외기나 냉각탑 없이도 여름에는 찬 공기를 겨울에는 더운 공기를 공급할 수 있는 ‘지중열(地中熱)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아파트 곳곳에 태양광을 이용한 조명과 난방장치를 설치했으며, 빗물을 재활용해 청소시나 분수대에 재사용하는 ‘우수(雨水)처리 시스템’, 하수를 재활용해 변기 등에 사용하는 ‘중수 시스템’도 도입했다.
대림산업은 아파트 단지 내에 태양광, 태양열 등의 신재생에너지 및 특수건축기법을 활용한 에너지 절약형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건물 전체의 연간 냉난방 에너지 사용량이 제로에 가까운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도 일부 상용화했다.

◎ 기존 아파트도 로하스 열풍
고급 아파트의 로하스 바람은 기존 아파트에도 확산되고 있다.
관리동에 있는 회의실, 노인정 등 주민 편의시설과 공동공간들이 최근 피트니스 센터 등 입주민 운동시설, 휴게실, 카페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공간은 대부분 관리사무소나 부녀회 등에서 운영해 입주민들은 저렴한 사용료만 내고 이들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호응도가 높으며 주민화합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경기 구리시 토평삼성래미안의 경우 단지 내에 텃밭과 야생화 화단을 조성해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 이용하고 입주민 교류장소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에 관련 전문가들은 “로하스 개념의 주거공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만큼 커뮤니티시설 용적률 인센티브제나 피트니스 센터 조성 유도 등의 정책을 통해 주거환경 개선을 권장한다면 입주민들의 편의와 복리증진은 물론 공동체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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