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위해 조경공사 필요…종합적인 계획 필수

▲ 수관이 단정한 선주목을 식재하면 경관향상은 물론 동절기에도 녹음을 느낄 수 있다.

최근 쾌적한 실내공간뿐 아니라 공용공간에 대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파트 조경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쾌적한 주거환경의 조성을 위해 봄철에는 각종 조경공사 계획을 세우고 이를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조경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러한 계획 하에 수목의 식재, 놀이터 보수·교체, 파고라와 벤치 보수·교체, 석축설치 등 각종 공사와 관리를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에 아파트 조경공사의 방법과 공사 시행시 주의할 사항 등에 대해 알아본다.
식재수종 선정시 기존 수종과 조화·관리비용 등 고려해야
입주민 개개인 취향 제각각…관리상 문제없는지 따져봐야

◈ 조경종합계획의 수립
입주시 시공사에서 작성한 단지 내 조경설계도는 불완전한 부분들이 있을 수 있고, 입주 후 수목이 고사하거나 밀식돼 제역할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조경종합계획은 아파트 단지의 규모나 특성, 입주민의 성향 등에 맞춰 진행하되 주변 단지와의 차별화, 입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립해야 한다.
이에 따라 △도면분석 △시설물 확정 △수종선정, 수량과 식재지역 결정 △도면계획 △계획발표 △확정계획완성의 순으로 조경종합계획을 세우고 완성된 최종도면을 연차계획으로 구분해 보관하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조경수목의 식재 및 이식
조경수목을 식재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목을 선정해야 하는데 보통 동절기 경관조성에 기여하는 수종을 중심으로 선택한다.
일반적으로 수관이 단정한 소나무(적송), 반송, 가이즈까향나무, 주목, 섬잣나무, 구상나무, 전나무 등의 상록수와 배롱나무, 감나무, 공작단풍, 보리수나무 등이나, 영산홍, 회양목, 눈향, 눈주목 등의 관목류 위주로 식재수종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느티나무, 메타세쿼이아, 은행나무, 팽나무 등은 수고가 30~40m까지 이르는 대형교목이므로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는 곳에 식재한다.
반면 가지가 불규칙하고 수관이 단정치 못한 자작나무, 회화나무, 청단풍(중국단풍), 목련, 무궁화, 벚나무, 모과나무, 대추나무, 살구, 매실 등의 유실수는 동절기 경관을 저해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많은 수의 식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주)금송환경의 권정섭 대표는 “단지 내에 식재돼 있는 기존 수종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수종을 중심으로 선정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종을 선정해야 할 것”이라며 “단지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중요한 몇 곳을 중심으로 균형있고 조화롭게 식재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권 대표는 “시·군·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무료로 배급하는 개나리, 무궁화, 장미 등을 단지 내에 함부로 식재하는 일은 위험하니 단지 사정에 맞춰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개나리는 습기와 양분이 적당할 경우 성장과 번식이 왕성해 전지·전정시 많은 인력과 비용이 소요되는 등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선정한 수목이 뿌리를 내리고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시기에 올바른 방법으로 식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목의 이식이나 식재시기는 이른 봄철이나 10~11월이 적당하다.
장미, 배롱나무, 석류, 메타세쿼이아, 낙엽송, 낙우송, 능소화, 대추나무 등과 같이 눈이 늦게 나오고 내한성이 약한 나무는 봄철에 식재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맹아력이 강해 분이 적거나 뿌리에 약간의 흙만 붙어 있어도 잘 자라는 회양목, 철쭉, 영산홍, 수국, 장미, 쥐똥나무 등은 전문인력의 도움 없이 관리사무소에서 직접 식재해도 된다.
플라타너스, 은행나무, 단풍나무, 스트로브잣나무 등도 맹아력이 강해 식재할때 자체 인력을 활용해도 큰 무리는 없다. 다만, 감나무, 소나무 등은 이식 후 고사할 확률이 높은만큼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식재 후 3~5년 정도 경과해 뿌리가 발달한 수종을 이식할 때는 이식 1년 정도 전에 뿌리 돌림을 하여 잔뿌리를 확보한 후 이식해야 실패할 확률이 낮다.
이밖에 식재 구덩이 크기는 분의 두 배 이상이어야 하며 표토(表土)와 심토(心土)를 구분해 구덩이를 판 후 표토를 구덩이 밑에 깔아주고, 분을 전생지 방향으로 향하도록 앉힌 다음 심토를 약 2/3 정도 덮어야 한다. 충분히 물을 준 다음 나머지 심토에 2차 물주기를 하고, 표면까지 죽탕이 유지되도록 한 후 기다려서 갈라지는 부분으로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흙을 채우며 3차 관수를 해줘 뿌리부분의 공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이때 비료나 퇴비는 주지 않는 것이 좋으며, 식재 후 지주목을 세우고 멀칭(mulching)을 하면 수분의 증발을 억제해 빠르게 활착시킬 수 있다.
토양이 마르면 물을 주고 6개월 이상 지난 후 새로운 뿌리가 내린 후부터 시비를 한다.

◈ 수목 고사 등에 주의
아파트 조경수목의 고사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뭄, 장마, 한겨울의 동해, 초봄의 냉해 및 병충해 등이 주요 원인이며, 이러한 원인들이 계속 반복되면서 서서히 고사되는 경우도 많다.
봄철이나 가을철에 비가 내리지 않고 가뭄이 계속되면 뿌리를 깊숙하게 내려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는 수종의 경우 가뭄피해를 입게 되고 수세가 약화되거나 고사할 수도 있다. 이때의 증상은 아랫가지 잎부터 마르기 시작해 점차 윗가지 잎들도 말라 버린다.
수목이 가뭄 피해를 입었을 경우 철쭉, 회양목 등은 5일에 1회 정도, 소나무 등은 10~15일에 1회 정도, 나머지 수목들은 10일에 1회 정도 뿌리에 충분한 양의 물을 흠뻑 주도록 한다.
장마가 발생해 지하수위가 높아져서 잔뿌리(뿌리털 및 골무부분)가 4~5일 정도 장기간 물속에 잠겨 있을 경우에도 뿌리가 부패돼 수관 중심부 꼭대기 부분의 가지나 잎부터 손상을 입어 잎이 마르고, 고사하기도 한다.
뿌리가 지표면쪽으로 고르게 발달하거나 뿌리부분에서 천연방부액이 충분히 분비되는 건강한 나무는 뿌리의 부패를 막을 수 있어 피해가 적지만, 뿌리부분이 약한 수목일수록 피해를 입기 쉽다. 이때는 먼저 배수가 잘 되도록 하고 피해가 예상되는 수목의 뿌리부분을 철근이나 파이프로 깊게 박아서 공기가 유통되도록 해야 한다.
2~3월경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식물은 새싹을 틔우기 위해 뿌리에서 물을 빨아들여서 줄기와 가지로 보낸다.
건강한 나무는 뿌리의 영양분(기름성분)을 물과 함께 가지 끝으로 보내 3월 초 영하 4~5℃가 2~3일 계속되는 꽃샘추위를 견디지만 뿌리부분에 영양분(기름성분)이 없으면 꽃샘추위에 가지 끝이 얼어서 냉해를 입게 된다. 특히 전년도 가을철에 심은 가지 끝에서 피해가 많이 발생하므로 조경공사시 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6월 장마 이후에 계분, 돈분, 우분 등의 분비료나 질소질 비료의 뿌리공급이 많으면 8월 말 수액 정지기나 9월 초 수액 이동기에 수액이 가지에서 뿌리로 이동하지 않고 계속 뿌리에서 가지로 물이 올라가게 된다. 이 경우 동절기에 밑둥부분에 물기가 많아서 겨울철 혹한기에 밑둥이 얼고 껍질이 벗겨져 고사하므로 예방이 필요하다.

◈ 시설물 보수 및 교체공사
놀이터 파고라, 벤치 등의 목재부분은 썩었지만 철골부분의 훼손이 심하지 않으면 목재 부분만 보수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목재부분 교체 후에는 매년 도색을 실시해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철골구조물이 녹슬었거나 훼손돼 목재부분만 부분 교체해 사용할 수 없을 경우에는 교체공사를 실시하고, 놀이터 모래도 사용 불가능할 경우 교체해야 한다.
이 공사는 시·군·구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에 의해 일정액을 지원받을 수 있는 공사이므로 사전에 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마나 우기에 빗물로 흙이 파여 내려오는 경우에는 석축공사를 실시해야 하는데 조경수목의 뿌리가 쌓인 흙에 5cm 이상 덮였을 경우 호흡곤란으로 고사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 공사를 시행해야 한다.

◈ 조경공사시 유의할점
조경공사를 시행하기 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부 아파트는 큰 금액의 수익이 발생할 경우 즉흥적으로 조경공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먼 장래를 내다보는 체계적인 종합계획의 수립 없이 즉흥적으로 공사를 실시하면 입주민간의 의견충돌로 인해 균형감을 잃은 공사가 되기 쉬우며, 향후 주민 화합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 공사비용에 연연하다보면 부실한 공사가 되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계획을 세워 공사를 실시해야 한다.
간단한 가지치기 정도는 관리소에서 직접 할 수도 있지만 대규모 조경공사는 전문가나 전문회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단지 전체의 수목을 식재하거나 이식하는 경우에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수목의 생장에도 좋고, 경관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지난해 2월부터 3개월 정도 대규모 조경공사를 실시한 경기도 고양시 강선마을6단지 유백열 소장은 “공사업체 선정 후 전문가와 함께 단지를 돌며 조경계획을 도면에 표시하면서 식재계획을 세웠다.”며 “입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관심을 이끌기 위해서는 계획된 도면을 이용한 설명회가 선행돼야 하고, 관리직원들이 직접 공사현장을 찾아 계획과 공사 내용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아파트 내 식재수종의 선정시 신중을 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20~30대의 젊은층은 주목이나 향나무, 반송 등 깨끗하고 단정한 수관을 가진 나무를 선호하며, 40~50대 중년층은 벚나무나 감나무, 대추나무, 모과나무 등의 유실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 고층에 살고 있는 60~70대 노인들은 수고가 높은 느티나무, 플라타너스, 메타세쿼이아, 은행나무 등을 선호한다.
실례로 한 아파트는 과수원을 경영하는 대표회장의 주장으로 단지에 사과나무를 식재했다가 농약살포 문제로 곤란을 겪었으며, 또 다른 아파트는 가로수로 식재됐던 은행나무를 없애고 왕벚나무로 교체해 벚열매와 낙엽 등으로 관리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따라서 관리주체는 입주민들의 개인적인 취향에 맞춰 수종을 선택하기 보다는 관리여건에 맞는 수종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아파트 조경공사 전문업체인 호연(주)의 한 관계자는 “벚나무의 식재를 원하는 입주민들이 많이 있는데 봄철 한때를 제외하고는 미관상 좋지 않으며, 벌레도 많이 생기므로 장기적 안목에서 수목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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