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사 재교육·지자체 지원강화 등 절실”

박 충 순관리소장
평택 송탄동부아파트

▲송탄효명아파트 관리소 근무(1995년∼1997년) ▲서정주공1단지 관리소 근무(1999년∼2002년) ▲제7회 주택관리사보 자격 취득(2002년) ▲동아백합아파트 관리소장(2004년 4월∼2004월 11일) ▲現 송탄동부아파트 관리소장 ▲주관협 연구논문 공모서 ‘주택관리사 직무 및 근무여건 조사를 통한 공동주택의 효율적 관리방안’ 연구로 우수상 수상(2005년 10월)

평택 송탄동부아파트 박충순 소장이 지난해 대한주택관리사협회가 실시한 주관사(보) 연구논문 현상공모에서 최고상인 ‘우수상’을 수상했다. 주관사보 7회생으로 소장 경력은 만 2년에 불과한 박 소장. 그러나 지난 95년부터 송탄효명아파트 경리업무를 시작으로 아파트와 인연을 맺어 아파트 관리 경험에 관한 한 여느 경력 소장 못지 않다.
“평소에 공동주택 관리업무에 대해 가졌던 의문점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개인적으로 주택관리에 대한 매뉴얼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논문을 집필했다.”는 박 소장은 뜻밖의 우수상 수상에 대한 기쁨과 부담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 소장이 수상의 영광을 거머쥔 논문의 제목은 ‘주택관리사 직무 및 근무여건 조사를 통한 공동주택의 효율적 관리 방안 연구’. 과연 효율적인 공동주택 관리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직접 들어 봤다.
주관협이 처음으로 공동주택 관리 발전을 위한 연구논문을 공모해 첫 입상자가 되었는데 소감은.
아파트에 근무하면서 가졌던 의문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자 틈틈이 준비한 것인데 분에 넘치는 영광을 안게 돼 어깨가 무겁다.

◈ 논문을 응모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관리업무 외의 시간에 논문을 준비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주택관리에 대한 매뉴얼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여러 자료를 모으고 있었다. 마침 논문공모 안내를 보자 평소 생각했던 내용을 논문으로 정리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따로 시간을 내 논문에만 온전히 매달리기 어려웠지만 틈틈이 자료를 정리하고 퇴근 후에 실질적으로 논문을 작성했다.
단지 내 주차관리 문제로 일부 주민과 갈등이 있었고 가사 일도 소홀할 수 없어 심적 부담이 컸지만 친정 어머니가 살림을 맡아 주셨고, 남편과 두 딸아이의 이해, 입주자대표회의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 논문 집필에 매진할 수 있었다.

◈ 논문을 통해 공동주택 관리 발전을 위한 제언으로 위탁관리제도의 정착, 주택관리사 재교육,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강화 등을 내놓았다. 그 이유와 이를 앞당기기 위한 방안은.
차례로 짚어보겠다. 주택관리에 관한 대부분의 논문은 완전한 자치관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자치관리는 일부 입김 센 입주자 대표에 의해 관리업무가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다. 그래서 다른 각도로 생각해 봤다.
물론 위탁관리도 현재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전문적인 지도 감독이 이루어지고 있고, 실질적인 관리업무 효율화만 기한다면 장점이 훨씬 많다고 판단했다. 단, 위탁관리회사에서 관리매뉴얼을 만들어 관리업무를 효율화하고 입주자대표회의 감시·견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주택관리사 재교육은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논문을 쓰면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 소장들은 대체로 회계부분을, 여성 소장들은 전기 및 조경관리 등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주관협이 앞장서 재교육하고, 비용 등을 지원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는 관리·감독의 기능을 지도와 교육, 중재로 바꿔야 한다. 관리업무와 관련한 입주민 분쟁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기구가 없고 지자체도 이를 형식적으로 처리할 뿐이다. 분쟁조정기구에 관리소장을 위원으로 위촉하는 방안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 연구를 위해 평택지역 관리소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결과는.
설문조사는 논문의 객관성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 일부 협조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많은 동료 소장들이 장한 생각을 했다며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보내줬다.
조사 결과 관리소장들은 습득해야 할 기능으로 시설 설비와 기기 취급, 방화, 회계, 전기, 조경 등을 원했다. 개선이 필요한 점은 급여 인상, 신분보장이 가장 컸다. 신분 보장은 주관사 제도 중에서도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 지적됐다. 관리소장으로서 입주민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관리인의 입장과 일에 대한 이해’가 압도적이었다.

◈ 설문조사 결과 많은 관리소장들이 관리현장의 급여 및 근무여건 등에 불만을 갖고 있었고 무엇보다 신분보장을 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면.
급여나 근무여건은 개인 능력이나 성향, 기대치에 따라 다르고 주택관리사들의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신분보장 만큼은 확실히 법제화 해야 한다.
입주민들이 개개인의 기분이나 민원처리에 대한 불만 등으로 관리직원들의 임면에 개입하면 관리소장이 선량한 관리자로서 효율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 논문을 보면 주관협 평택지부에서 조경기능사 시험준비를 주관해 실제 소장들의 상당수가 자격증을 취득했다. 주관사 재교육은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교육은 지역 단위의 소규모 교육을 실시하되 협회 차원에서 교육을 주관해 프로그램 개발 및 강사 지원, 교육 관련 영상 콘텐츠 제작 등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주관사보 인재풀을 네트워크화하고 실제 관리업무에 노하우가 많은 관리소장들을 강사로 선임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다.

◈ 평택지역 여성 소장들의 도움이 컸다고 들었는데.
평택지역 여성 소장의 비율은 현재 40.4%(36명)로 타 시도에 비해 높은 편이다. 친목모임인 ‘울’(‘울타리’ 또는 ‘우리’라는 뜻)에 여성 소장들이 대부분 가입해 소장 입문 때부터 자질 및 실무 교육을 받는다. ‘울’ 모임 회원들은 소장의 근무지가 바뀔 때마다 화분을 들고 단지를 방문, 격려해 준다. 이것이 소장들에게는 작지만 큰 힘이 된다. 이번 연구에도 평택지역 여성 소장들의 도움이 컸다.

◈ 수상을 계기로 주택관리제도 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싶은 내용이나 계획이 있다면.
논문을 통해 지적한 핵심 사항들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 개인적으로 사소한 일지부터 안내문까지 관리업무를 망라하는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새해 목표다.
더불어 올바른 아파트 공동체 문화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 작은 시작으로 딸 아이의 학교에서 ‘일일 교사’로 ‘아파트 공동체 문화’에 대해 강의할 계획이다. 작은 실천이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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