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주거환경 위해 중·장기 조경계획 추진

▲ 강서구 방화동 개화아파트 이광우 관리소장
이광우
강서구 방화동 개화아파트
관리소장

아파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조경시설이다. 조경시설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가에 따라 그 단지의 첫인상이 결정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건설회사나 입주민들도 조경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 조경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아파트 관리 측면에서 볼 때 시설물 등은 전문가가 따로 관리하고 있는 반면 조경은 전문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 강서구 방화동 개화아파트 이광우 소장은 수목 소독이나 전지 작업 등에 직접 관여해 꼼꼼하게 체크할 뿐만 아니라 단지 내 전체 수목의 조화를 위해 중·장기 계획을 세워 시행에 옮기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소장은 “조경도 전기, 소방, 기계 등 시설물과 동일하게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며 전문적인 조경관리를 강조한다.

⊙ 아파트 관리의 다양한 영역 중 조경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그간 아파트 관리업무를 여러 해 수행해 오면서 병충해가 있어 주거환경을 크게 해치는 수목이 있는가 하면 좋은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고사하는 경우도 있어 늘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에 좀더 적극적으로 조경관리에 나서기로 마음먹고 실행에 옮겼다.
우선 아파트 조경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단지를 돌아보고 견학하면서 비교했다. 그러면서 조경을 잘 관리한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실례로 일산의 아파트를 돌아보면서 한 건설사에서 같은 시기에 지은 두 개의 단지가 나란히 있는 것을 봤다. 아파트의 관리 방법에 따라 차이가 극명하게 나는 것이었다. 한 아파트는 소나무가 죽어가고 있었고 다른 아파트에서는 수목이 건실하게 자라고 있었다.
무엇이든지 가꾸기 나름이듯 조경부분도 역시 계획을 세워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시간에 큰 차이가 나타날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관리해가면 현재 관리하고 있는 아파트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녹지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 아파트의 조경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직접 전지를 하면서 수목의 외형은 물론 속가지를 철저히 쳐주고 나무가 조밀하게 있는 것은 아예 간벌을 했다. 그러나 혼자서 하기에는 그 양이 너무 많았다. 전문 조경업체에 몇 번 의뢰했으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업체에서는 많은 인원을 동원해 한번에 전지작업을 시행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조화와 균형을 이루려면 나무를 보는 안목 및 자르는 정도가 비슷해 한사람이 의도한 것처럼 작품이 나와야 하는데 서로 호흡이 맞지 않는 경우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을 이루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금년부터는 전문가와 함께 조경계획을 세워 연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조경 전문가와 상의해 전체적인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디자인으로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음지에는 주로 지피류 중 맥문동, 수호초를 심고, 일부 조경시설이 부족한 곳에는 사철나무로 차폐용 생울타리를 만들었다.
또한 병충해 방제를 위한 소독업체 선정시 조경 전문가가 있는 업체를 선정했다. 그리고 약 타는 것과 약 치는 것 등도 꼼꼼하게 점검하고 관심을 기울였다. 소장이 직접 관심을 가지면 업체 직원들도 신경써서 업무에 임하는 것 같다.

⊙ 조경관리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
수목을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병충해의 방제와 토양의 개선 및 적정수형의 유지 등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대부분의 아파트에서 소독은 소독업체에 맡기고 있으며, 전지작업은 관리직원이 하고 가끔씩 외주를 주고 있다. 그러나 약을 칠 때는 시기와 수목의 종류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일반 방역회사는 수목 관련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저가업체 선정으로 인한 가격 덤핑 등으로 수목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병충해 방제를 위해 업체 선정시 조경 전문가가 있는 업체로 선정하고 소장이 수시로 수목의 상태를 점검해 제때 소독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토양 개선을 위해서는 화학 비료보다 숙성된 퇴비를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 좋은 토양을 조성하면 당장에는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지만 2, 3년 정도 지나면 차이가 보인다.
또한 수목의 수형 관리를 위해서는 오래된 나무나 잘못 크는 나무를 과감하게 베어 버리는 것도 필요하다. 그 나무로 인해 주변 나무의 생장에도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는 나무가 조밀해 수형이 잡히지 않고 병충해가 많이 발생해 적절한 간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 그루의 나무라도 병충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성들여 가꾸는 것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 조경부분의 하자발췌를 강조하는데 그 이유는.
아파트에서 조경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특히 조경은 설비나 배관 등과는 달리 눈에 잘 띄는 부분이므로 더욱 중요하다. 최근에는 건설회사에서도 조경에 많은 비용을 들이는 등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에서는 하자발췌시 시설물 등의 하자는 많이 적출하지만 조경부분의 하자는 등한시 하고 있다. 그러나 입주 초 조경부분의 하자 적출을 통해 적절한 보상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소나무가 단시간에 죽는 일은 별로 없다. 2, 3년 정도 지나야 결과가 나타나는데 그 때는 보상을 받을 수도 없고 오히려 관리부실로 불이익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조경에 투자를 많이 한 신규 아파트의 경우에는 조경 전문가에게 반드시 하자적출을 의뢰해야 한다. 건축물 하자 진단시 전문가에게 의뢰하듯이 조경도 전문가에게 의뢰해 도면과 비교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단지 내 화단의 땅도 확인하고, 토심이나 토양 등도 확인해야 한다. 토심도 없이 큰 소나무를 심거나 토양과 수종이 맞지 않는 경우 나무가 오래 살 수 없으므로 하자가 될 수 있다. 토양이 불량할 경우 추후 다시 식재하려면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소장이 미리 관심을 갖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 아파트 조경관리에 있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아파트 현실상 동대표 및 관리소장이 자주 바뀌므로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일관성있게 관리하기에 한계가 있다. 조경은 다른 시설물과 달리 한 순간에 결과물이 나타나지 않아 한 단지에서 오랜 시간 계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소장의 임기가 길지 않은 단지는 수목이 방치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조경에 대한 예산을 세우는 것이 쉽지 않다. 대표회의에서도 관리비 상승 등의 이유로 조경에 투자하기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입주민들의 호응없이 소장 혼자서 조경관리를 해 나가는 것은 매우 어렵다. 수목 식재, 전지, 시비 등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집행하고 좋은 제품을 사용하고 싶지만 제한된 예산 범위 내에서 효율적으로 집행해야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아파트와 수명이 비슷한 아파트를 견학하면서 조경관리가 잘 된 곳은 사진을 찍어 대표회의나 입주민에게 보여줬다. 실제 사진을 보여주면서 설명하면 입주민을 설득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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