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내 하자 처리에 적극 대처해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 서울 은평구 녹번 JR아파트 최정희관리소장
최정희관리소장
서울 은평구 녹번 JR아파트

▲ 부산은행 근무(1985~1992년) ▲ 아파트 경리 근무(1995~2000년) ▲ 제6회 주택관리사보 자격 취득(2000년) ▲ 서울 강남구 서초동 킴스빌리지 관리소장(2002~2003년) ▲ 現 서울 은평구 녹번JR아파트 관리소장

입주 초 시공사의 부도로 세대 내 하자가 적절히 보수되지 않아 민원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아파트를 관리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서울 은평구 녹번JR아파트에 근무중인 최정희 관리소장은 관리소를 향한 입주민의 불만과 발뺌하는 시공사 사이에서 합리적인 대책을 세우고 아파트를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공사에서 하자를 해결해 주길 기다리기보다 관리소에서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관리소장으로서의 소임”이라고 말하는 최 소장을 만나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던 비결을 들어봤다.
입주 초 시공사의 부도로 하자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어떻게 대처했는지.
입주 초 아파트 시공사가 부도처리 돼 세대 내 하자문제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고 위탁관리회사까지 바뀌어 이 아파트에 부임하기 전 입주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초기에는 아파트 경리 겸직 관리소장으로 부임했기 때문에 관리소에 민원전화가 쇄도할 때는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하기가 정말 벅찼다. 입주민의 민원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시공사에 세대 내 하자처리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부도난 시공사에서 하자처리를 완벽하게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입주민 민원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관리소에서 세대 내 하자를 직접 해결하기 시작했다. 시공사에서 하자를 처리해 줄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입주민의 피해만 더욱 커지기 때문이었다.
민원이 발생하는 즉시 전기·영선 기사가 세대를 방문해 간단한 하자는 바로 처리하고 부품 등 재료비가 드는 것은 시공사에 부품을 요청해 받은 뒤 관리소에서 해결해주었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민원은 차츰 줄어들었고 관리소에 대한 입주민들의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 현재 하자보수소송을 준비중인데 진행 상황은.
세대 내 하자뿐만 아니라 공용부분 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시공사는 하자처리에 소극적이고 보증사에서는 보증금을 지불하지 않아 현재 3년차 하자소송을 준비중에 있다.
최근 어린이놀이터에 설치된 CCTV가 고장나 보증사를 상대로 비용을 요구했더니 시공사에서 직접 처리해줬다. 그러나 정화조는 물이 막혀서 여기 저기 넘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도 시공사나 보증사는 묵묵부답이었다. 이에 정화조 유지관리 업체를 선정해 정화조 문제를 해결하고 이에 따른 비용을 내용증명으로 시공사와 보증사에 보냈다.
또 지난해에는 조경수 및 조경시설물 등이 시공도면과 일치하지 않은 점을 직접 발견해 시공사에 하자처리를 요청했다. 이는 조경관리사 자격 준비를 하면서 얻은 지식이 큰 도움이 됐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자는 하자적출업체를 통해 시공사와 보증사에 보고서를 보낸 상태이며 상대측에서 아무런 대책이 없을 시에는 변호사를 선임해 본격적으로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소송까지 갈 경우 소요비용 등을 제외하면 입주민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적어지기 때문에 하자적출업체 선정시 가능하면 보증사와 적절히 협의해 보증금을 받아낼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이를 위해 10개 업체의 설명회를 통해 3개 업체를 가리고 최종적으로 입주자대표회장과 함께 이들 업체를 직접 방문, 직원규모 및 업무실적 현황, 서류 작성 체계 등을 살펴보는 등 적절한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발로 뛰어다녔다.

◐ 입주 초 여러 난관에도 불구 입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처음 부임했을 때는 단지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했다. 쓰레기를 치우지 않아 화단 및 주차구역에 쓰레기가 넘쳐 흘렀고 청소용역업체가 1년 계약을 파기하고 나가버린 상태여서 단지 내 곳곳에 먼지가 부옇게 앉아 있었다.
우선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비직원들과 함께 말끔히 청소하고 음식물쓰레기 등을 섞지 말고 분리배출토록 각 세대에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또 청소업체를 선정해 단지 전체를 대청소한 후 청소직원에게 담당 구역을 정해주고 그 구역의 청결을 책임지도록 해 아파트가 몰라보게 깨끗해졌다.
이와 함께 관리직원 친절교육도 철저히 했다. 직원 실수로 인한 문제는 입주민에게 양해를 구하면 되지만 불친절한 직원은 관리소 전체의 이미지를 좌우하기 때문에 부임 후 관리직원 친절교육을 가장 우선적으로 실시했다.
처음 부임했을 때는 단지 내 산적한 문제로 퇴근시간을 지켜본 적이 없다. 낮에는 단지 내 시설물 관리 및 하자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세대를 일일이 방문해 민원을 접수했으며 민원이 잦아든 퇴근시간 이후에는 경리업무를 보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다.
관리소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입주민들도 이같은 노력을 인정해 자연스레 관리소를 신뢰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는 관리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노력은.
입주 초 여러 이유로 직원들의 업무량이 많았다. 지친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회식자리를 자주 열고 열심히 일한 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재활용품 수거 등으로 발생한 수익을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제공했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도 관리직원들의 노고를 인정해 직원들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월급의 15%를 상여금으로 제공하는 규정을 정하고 직원들이 일을 하다가 다칠 경우를 대비해 사보험을 따로 가입해 주는 등 대표회의의 관심과 배려에 직원들이 힘든 줄도 모르고 일하고 있다.

◐ 효율적인 아파트 관리를 위한 나름대로의 전략이 있다면.
효율적인 유지관리는 시설물 문제로 인한 입주민의 피해를 미리 예방하는 시스템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관리소에서는 단지 순찰을 통해 사전점검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시설물 관리 현황과 입주민 민원 등을 일지에 기록해 체크하고 있다.
또 보통 지하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계·전기·영선 관리직원들을 모두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게 함으로써 입주민의 민원을 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관리소장이나 경리직원이 잠깐 자리를 비울 때도 관리직원들이 CCTV나 유선 등의 문제를 24시간 살펴볼 수 있게 됐으며 직원들도 좀 더 긴장감을 가지고 시설물 유지관리에 만전을 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타 단지의 관리소장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리 겸직 관리소장으로 부임하게 되면 처음에는 관리소장이라기보다는 경리업무만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관리소장으로서의 업무지식을 넓힐 수 없고 그 자리에 안주하게 된다. 그러므로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관리업무에 필요한 여러 자격증을 습득하는 등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업무는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업무가 많기 때문에 여성으로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업무든 알아야 조직을 움직일 수 있다. 모른다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직원들에게 틈나는 대로 물어보는 것이 직원들과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입주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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