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내 CCTV, 범죄예방·해결에 큰 역할

▲ 관리직원들이 CCTV 모니터를 통해 단지 안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A아파트는 요즈음 관리주체와 대표회의에 대한 칭송이 자자하다. 얼마 전 단지 내 지하주차장에서 13대의 차량이 금품을 한꺼번에 털리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CCTV를 통해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CCTV는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범인 검거와 사고 예방 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많은 단지에서는 승강기를 비롯해 지하주차장 등 사각지대에 CCTV를 설치·증설하거나 보강하는 공사를 진행, 추진중에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일부 아파트에서는 통합경비시스템까지 설치하고 있다.
이에 아파트 범죄발생 사례와 CCTV 공사 실례, 효과, 제품 선택시 주의사항 등에 대해 살펴보자.

⊙ 아파트 내 범죄 여전
아파트 단지는 빈집털이를 비롯, 지하주차장 도난사고 등 각종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인천서부경찰서는 최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모 아파트 이모 씨 집에 출입문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가 2백20만원을 훔치는 등 수도권 일대에서 모두 22차례에 걸쳐 2천3백여만 상당의 금품을 훔친 김모 씨를 구속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골프를 마치고 귀가하는 입주민으로 위장하는 수법으로 강남 일대 아파트에서 금품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와 함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도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경기 광주시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주부 김모 씨가 강도의 위협을 받고 현금 등을 빼앗겼고, 지난해 광주시 S아파트 등 2개 단지에서는 고급승용차 65대가 파손되고 금품을 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밖에 일부 아파트에서는 최근까지도 승강기 기계실의 기판이나 소방노즐의 도난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안양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고, 고급화·대형화됨에 따라 아파트가 각종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범죄 수법도 다양하고 대담해지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 CCTV 미설치 단지가 범행 ‘표적’
단지 내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가 범행의 표적이 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아파트 내 CCTV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강남 일대 부유층 아파트에서 1억여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지난해 붙잡힌 김모 씨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단지만을 골라 범행을 벌여 왔다.
또 광주시 북구 H아파트에서 여성 입주민이 승강기 카 내에서 괴한에게 위협을 받고 돈가방을 빼앗기는 등 이 일대에서 유사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이들 모두 승강기 내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처럼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가 범죄의 표적이 되자 경찰청에서는 매년 공동주택의 지하주차장 CCTV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해 전국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주차장법 등 법률에 적용을 받는 주차대수 30대 초과 지하주차장) 1만8120개소를 대상으로 CCTV 설치와 작동상태 등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한 결과 기준수량 부족 주차장 1990개소, CCTV 미설치 주차장 205개소 등 총 2195개소(전체 11.5%)가 관련 시설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이는 2002년도(1만4168개소 대상 중 수량부족 3659개소, 미설치 434개소) 28.8%와 2003년도(1만8519개소 대상 중 수량부족 2431개소, 미설치 427개소) 15.4%보다는 낮아진 수치다.
하지만 아파트에서 범죄가 끊이지 않는 등 입주민들이 안전을 위협받는 점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 CCTV, 범인검거에 큰 역할
아파트 단지 내 CCTV는 범인 검거뿐만 아니라 각종 사고와 범죄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일대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돌며 192대의 차량에서 4천여만원 상당을 훔친 임모 씨도 아파트에 설치된 CCTV에 범행장면이 녹화돼 검거할 수 있었다.
또 지난달 대구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현금을 훔치는 등 모두 27차례에 걸쳐 금품을 훔친 10대 일당도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CCTV에 범행장면이 촬영돼 덜미를 잡혔다.
이와 함께 DVR방식의 CCTV 32대를 승강기 등에 추가로 설치한 강서구 S아파트에서는 지난해 지하주차장에서 입주민들이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도난 당하자 CCTV 테이프를 확인해 절도장면을 포착, 범인을 잡았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은 “단지 내 CCTV를 설치한지 7개월만에 절도사건을 잇따라 해결했다.”며 “관리주체가 절도사건을 해결해 입주민들로부터 많은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주시 K아파트도 CCTV를 설치해 범죄예방 뿐만 아니라 차량 뺑소니와 자전거 도난사고를 해결해 입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경기 군포시 K아파트 관리소장은 “단지 내 CCTV 설치를 놓고 일부 입주민들이 인권침해 우려 등을 제기했지만 CCTV 설치 후 도난사고 등 각종 범죄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범죄예방을 위해 아파트에 CCTV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CCTV 설치공사 잇따라
단지 내 CCTV가 범인검거와 범죄예방에 큰 몫을 하자 최근 많은 아파트에서 CCTV 설치·보강공사를 완료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 중구 S아파트는 단지 내 CCTV가 117대 있지만 최근 컬러 CCTV 95대를 추가로 설치했다.
또한 경기 평택시 L아파트도 CCTV 38대를 설치한 것을 비롯해 최근까지 서울 강남구 S아파트, 부천시 D아파트, 대전시 J아파트, 충남 K아파트 등에서 공사를 마쳤다.
이에 한발 더 나아가 부천시 D아파트는 종합관제실에서 차량출입, 각동 출입문, CCTV 및 적외선 감지시스템 등 단지 내 모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통합보안시스템을 도입했고, 안산시 H아파트도 전자경비시스템의 운영에 들어갔다.
관련 업체 관계자는 “최근 빈집털이를 비롯해 각종 사고가 아파트에서 많이 발생하다 보니 입주민들이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아 CCTV를 새로 설치하거나 보강하는 단지가 늘고 있고, 통합경비시스템을 도입하는 아파트도 증가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 제품선택과 사후 관리도 중요
이처럼 많은 아파트에서 CCTV 설치공사를 추진하고 있지만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 업체와 제품 선택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CCTV와 VTR은 화소, 해상도, 촬영속도와 거리·영역, 조도, 줌확대, 회전기능 분할방식 등 업체나 제품에 따라 기능의 차이가 다양하다. 이에 따라 가격 차이도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무조건 낮은 가격대의 제품만을 선택해선 낭패보기 쉽다.
업체 관계자는 “제품의 가격대별로 기능의 차이가 커 무조건 싼 제품만을 구입한 경우 고장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며 “CCTV 설치장소와 제품의 신뢰성, 하자처리 등 사후관리에 대한 부분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 적합한 업체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제품 선택만큼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일부 단지에서는 CCTV가 작동되지 않는 것을 방치해 두거나 녹화테이프의 화질이 불량해 제구실을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업체와 계약시 하자보증이나 유지보수에 대한 기간이나 방식, 비용부담 주체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 관리주체는 CCTV에 먼지가 끼지 않도록 기기를 닦아주는 등 지속적으로 기기를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선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에서 실제 사건이 발생해 CCTV를 분석, 범인을 검거하려고 해도 CCTV가 고장났거나 화질이 불량해 범인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파트에서는 CCTV 대수를 늘리는 동시에 사후관리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