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환
서울 중구 약수하이츠아파트
관리소장

아파트의 각종 시설물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관리주체의 전문적인 기술과 체계적인 유지보수 계획이 수반돼야 한다.
서울시 중구 약수하이츠아파트 김일환 관리소장은 시설물 점검표를 만들어 시설물 특성에 맞는 점검주기를 정해 체계적으로 시설물을 관리하는 한편 항상 메모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입주민의 불편사항을 즉시 해결하는 등 철저한 현장관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깨끗하고 쾌적한 단지는 관리소장과 직원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이를 알아주는 입주민의 신뢰가 결합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김 소장은 지금도 단지 곳곳을 돌며 노후한 시설물을 점검하고 입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 체계적인 시설점검으로 안전관리를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은데.
시설점검의 목적은 시설물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보수 여부를 미리 판단해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입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는데 있다. 주먹구구식 시설점검으로 많은 시설물의 상태를 파악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계획을 세워 주기적으로 시설을 점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아파트는 53개 항목으로 구성된 ‘시설물 점검표’를 만들어 주기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시설물 점검표’는 저수조, 정화조, 변전실, 발전기, 소방시설 등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항목별로 매일 또는 매월, 격월 등의 주기를 정해 각종 시설물을 법령의 규정과 관계없이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점검을 실시한 후에는 각 항목별로 점검결과와 조치결과를 이력카드에 상세히 기록해 시설물 유지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고를 예방하고 관리비를 절감하는 한편 점검 후에 필요한 자재를 구입할 때는 꼭 입주자대표회의의 입회 하에 구입한 후 문서로 기록함으로써 투명한 관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리직원 모두 메모수첩을 소지하고 다니면서 각종 기기설비 등의 점검사항을 수시로 기록케 함으로써 문제를 발견하는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시설물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입주민 불만사항 등을 꼼꼼히 체크한 후 최대한 개선하도록 노력해 입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 자체 보수공사 실시로 관리비를 절감하고 있는데.
시설물 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면서 전기, 소방시설 등 대부분의 시설물 공사는 자체적으로 실시해 왔다.
기기 고장의 대부분은 작은 부품의 교체로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은 데도 불구하고 전문적인 지식과 관심 부족으로 기기 전체를 교체해 그만큼 관리비를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기전실장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전압테스트기’를 활용해 시설물의 고장 원인을 판단할 수 있게 됐는데, 문제가 있는 시설물의 고장원인을 파악한 후 자체수리를 통해 재활용함으로써 관리비를 많이 절감할 수 있었다.
특히 소방시설 중 담파기, 중계기, 열 감지기 등을 자체적으로 수리해 부품 교체비용 9백10만원을 절감했으며, 자동문락(dead bolt) 부품도 수리해 약 3백만원의 관리비를 줄일 수 있었다.
이밖에 ▲급수설비 보수(베어링 및 체크밸브 등 배관 자재 교체) ▲가압급수펌프 부품 교체 ▲전기설비(브레커스위치, 마그네틱스위치, 콘센트 교체) 보수 공사 등도 자체적으로 실시했다.

⊙ 비교적 업무량이 많은 편인데도 직원들이 장기 근속을 하는 비결이 있다면.
‘시설물 점검표’에 따른 정기적인 시설물 점검과 각종 설비 수시 점검, 잦은 자체 보수공사 실시 등으로 직원들의 업무량이 상당히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또 관리직원의 수도 세대수(1598세대)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항상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입주민이 불편을 호소하기 전에 전 직원이 모두 한마음으로 일을 찾아서 하고 있기 때문에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을 입주자대표회의에서도 인정하고 급여 인상이나 체력단련비 등의 각종 상여금을 지급,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직원들 대부분이 장기근속을 하고 있어 관리업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밑거름이 됐다.

⊙ 입주민들로부터 많은 신뢰를 얻고 있는데.
입주민의 불편사항을 귀담아 듣고 발로 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입주민들의 신뢰를 얻게 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입주민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상회를 통해 민원사항을 접수하면 1주일 이내로 그 결과를 회신하고 있으며, 세대 내 조그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신속하게 달려가 해결해주고 있다.
특히 공용 시설물뿐만 아니라 세대 내의 세면기, 변기, 스위치, 전구 등의 전유 시설물에 문제가 발생해 연락을 받았을 때도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갈 정도로 입주민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어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관리직원들의 태도를 입주민들이 높이 평가해주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지난 1월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관리소장을 비롯한 관리직원 9명에게 관리비 절감과 철저한 시설관리, 입주민 서비스 등의 공로를 인정해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 평소 관리업무에 대한 소신이 있다면.
아파트 관리업무는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가로 치면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관리소가 입주민과 항상 접하는 자리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입주민이 지적하기 전에 부족한 점을 미리 살펴서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관리소장은 입주민의 재산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막중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이 점을 항상 명심하고 관리업무에 임한다면 입주민들의 만족도와 신뢰를 높이는 관리책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