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관리정보의 표준화·네트워크화 이뤄져야

▲ 공동주택 관리업무 ASP 모델
우리나라는 90년대 중반 이후 본격적인 정보화 추진으로 정보 통신 인프라 분야에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전국을 연결하는 초고속정보통신기간망의 구축, 1천만 가구에 이르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전체 가구의 70%) 등이 바로 그 원천이었다.
하지만 공동주택의 관리정보는 아직까지도 표준화를 통한 체계적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 공유 및 원격제어 등도 요원하기만 하다.
이에 정보화시대에 맞는 아파트 관리업무의 전산화를 위해 현 시점에서 필요한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봤다.

◈ 회계업무의 표준화
최근 금융서비스는 TV 뱅킹, 인터넷 뱅킹, 모바일 결제서비스 등이 활용되며 급속도로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회계업무서비스는 종이고지서의 인쇄와 발송 등 과거의 행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관련 전문가들은 이같은 원인을 각 아파트마다 상이하게 이뤄지고 있는 회계업무에서 찾고 있다.
현재 아파트의 회계업무 중 관리비 수납업무의 경우 아파트, 전산업체, 전자결제 업무서비스를 대행하는 PG(Payment Gateway)업체 등이 주요 축을 이뤄 관련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전산업체에서 제공한 전산프로그램을 통해 관리비 고지서를 발행하고 있으며, 전산업체는 이에 필요한 관리비 고지서 및 부과내역서 인쇄, 관리소용 OA소프트웨어 제공, 탁송 및 자료수거 등의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 또 PG업체의 경우는 전산업체를 통해 아파트 단지의 정보를 취득한 후 은행 및 카드사에 관리비 전자결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구조에서 아파트마다 상이한 회계계정 및 업무형태는 창구업무를 과다하게 발생시킨다는 이유로 은행 및 카드사로부터 관리비의 수납을 거절당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인터넷 등 웹을 기반으로 하는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서비스의 개발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
아파트 관리비의 전자결제 업무를 시행하고 있는 이지스효성(주)의 조형준 부사장은 “현재 국내 모든 정보화 환경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반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예전의 업무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며 정보분야에 있어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회계업무의 표준화를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아파트 업무간 통합성을 증대할 수 있는 웹기반의 전산시스템을 적극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유지관리정보의 전산화
회계분야에 비해 시설물의 유지관리에 대한 전산화는 아직까지도 걸음마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몇몇 업체에서 입주민 관리에서부터 각종 시설물의 유지관리가 가능한 통합 전산시스템을 선보여 관심을 모은 바 있으나, 아직도 대다수의 아파트에서 유지관리업무는 수작업에 의해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전산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선보였던 시설물관리 프로그램들은 인터넷 등을 활용한 ASP서비스가 주종을 이뤘다.
아파트관리시스템 개발업체인 주택전산의 경우 지난 2001년 인터넷을 기반으로 입주민 관리, 회계, 인사, 용역, 급여, 관리비, 하자보수관리 등을 할 수 있는 ‘공동주택관리 ASP시스템’을 개발, 보급에 나선 바 있다.
또 지난 2002년에는 (주)슬기로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3D 시설물관리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주)화인에스아이도 시설물과 보증금 등의 관리가 가능한 임대아파트용 ‘종합정보 ASP 시스템’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시스템 보급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아파트에서는 관리비용의 상승 등을 이유로 인력 위주의 유지관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건축설계 및 유지관리 소프트웨어 업체인 (주)아키프로넷이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경희대학교 건축공학팀 등과 함께 건설교통부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공동주택 유지관리 시스템 ‘AptManager’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웹 기반의 이 시스템은 그동안 관리주체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장기수선계획의 수립 및 관리를 비롯해 건축·시설물 안전점검 통지 및 보고서 작성, 관리비 산출 및 고지서 발행, 보수·보강, 수선 공종에 따른 유지관리 매뉴얼 등 제공, 아파트 이력정보 분석, 민원 접수 및 처리통보 등이 가능한 통합형 아파트 관리시스템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 시스템은 오는 3월경부터 아파트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인데 아파트의 표준화된 기본 데이터 축적, 아파트간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공유, 아파트 내 시설물의 내구연한 등에 따른 정확한 수선공사기간 산출 등이 이뤄진다면 관리업무의 효율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정보화시대에 맞는 관리서비스
급속도로 진보하고 있는 정보화시대에서 아파트 관리의 전산화를 이끌 입주민, 관리주체, 전산업체 등은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정보화시대의 모든 기술들은 표준화·네트워크화되어 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업무의 효율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21세기 주택시장의 화두는 IT기술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s: 언제 어디서나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국내 주택 건설업체들은 유비쿼터스를 상용화해 아파트를 제어하는 기술력을 향상시키는데 앞다퉈 나서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아파트 관리현장에서도 첨단 기술력을 십분 활용해 관리업무의 전산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파트 회계계정의 표준화를 통한 업무의 효율성 증대 △전산프로그램의 불법복제 근절과 전산업체의 경쟁력 강화 △웹 기반의 ASP서비스 등을 활용한 통합관리업무 시행 △아파트 상호간 기본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시스템의 구축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한 관리업무의 공개와 입주민간 커뮤니티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대림아이앤에스 김영복 대표이사는 “공동주택 디지털화의 핵심은 전산, 방송, 통신, 제어 등 모든 서비스의 통합에 있다.”며 “아파트 관리주체는 호텔서비스에 버금가는 통합관리서비스를 입주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첨단 시스템을 유지·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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