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권익보호 위해 발로 뛰는 관리

▲ 시흥시 시화지구 유천아파트 오양호 관리소장
오양호
시흥시 시화지구 유천아파트
관리소장
3년 경북 문경공고 토목과 졸 / 77년 대한약품 공무과 전기기사로 근무 19년 / 91년 주택관리사(보) 제 1회 자격 취득 / 95년 군포시 산본동 삼환아파트 근무 / 96년부터 현재까지 시흥시 유천아파트 근무 / 99년 경기도 우수관리 단지, 시흥시 최우수관리 단지 수상 / 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시흥지부 지부장 / 열관리기사, 전기설계사, 전기감리원, 전기특급기술자, 공인중개사 등 10여개 자격증 보유

아파트 입주민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흥시 시화지구 유천아파트 오양호 관리소장.
오양호 소장은 지난 96년 이 아파트 건설 당시 93% 공정단계에서 건설사의 부도로 인해 입주 초부터 여러 가지 단지 현안이 산적해 있던 이 아파트의 부임을 자청, 근무한 지 9년 동안 건설사 부도로 인한 채권단의 소유권 가압류 소송, 하자보수 문제 등 단지 현안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오 소장의 이러한 노력의 결과 이 아파트는 지난 99년 입주 3년만에 시흥시 살기좋은 아파트 최우수상과 경기도 우수관리 단지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이와 함께 오 소장은 아파트와 관련된 자격증을 10여개 보유하고 있어 전문성을 바탕으로 아파트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지금도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등 새로운 지식 습득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 현재 아파트에서 입주 무렵부터 9년 동안 근무하면서 입주민 권익보호를 위해 많은 일을 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을 뽑는다면.
―이 지역은 원래 간석지였으나 수자원공사의 시화지구개발사업을 통해 주거단지로 조성된 곳이다. 이 아파트의 건설사도 이때 아파트를 건립하다 부도가 나는 바람에 채권단들이 수자원공사가 건설사로 이전하려던 토지분 소유권을 가압류해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분양받은 건물에 대해서만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입주민들은 토지 등기를 이전받지 못해 인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아파트가 거래되는 등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이에 입주민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청와대 민원실 등에 탄원서를 보내고, 언론에 이 사건을 게재해 사회적 이슈가 되도록 유도한 뒤 설문조사를 실시해 입주민 85%의 찬성을 얻어 소송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 이유로 변호사들이 잇따라 거절해 어렵게 변호사를 선임했으며, 관련 판례 등 자료를 수집하고 이와 유사한 일을 겪은 단지를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그 결과 지난 98년 1심에서 일부 승소한데 이어 지난 2002년 항소심에서는 완전 승소했다. 이 소송은 현재 수자원공사와 채권자들이 상고해 대법원에 계류 중이며, 2심대로 확정돼 입주민들이 승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 건설사의 부도로 아파트 하자보수와 관련해 어려운 점도 많았을 텐데.
―건설사가 없으니 입주 후 발생한 하자에 대해 보수를 받지 못했고, 일단 보증회사로부터 하자보수보증금을 제대로 받는 것도 쉽지 않아 입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다.
이에 하자발췌시 1차로 민원 위주로 받았고 2차는 설계도면과 다른점 등을 직원들과 직접 찾아 나섰으며 일반 균열에서부터 세대 바닥 배관의 누수, 옥상 누수 등의 하자에 대해서는 자재를 구입해 직접 공사를 실시했다. 관련 지식이 부족해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하자의 70%를 자체적으로 해결했다.
특히 지난 98년 조경하자의 경우 보증회사에서 간석지를 매립한 지역의 토양이라 나무가 고사한 것이라며 하자를 인정하지 않자 나무가 식재된 곳의 흙을 파서 임업연구원에 토양분석을 의뢰했으나 거절당했다.
하지만 입주민들 명의로 탄원서를 접수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토양분석을 받을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이 아파트의 토양이 수목의 생육에 피해를 주는 토양이 아니라는 임업연구원의 소견을 얻어, 보증사로부터 3천4백만원을 받았다.
임업연구원에 토양분석을 의뢰하지 않았다면 입주민들이 조경하자를 인정받지 못해 재산적 피해를 입을 뻔했다.

◈ 단지 옆의 송전철탑 문제와 관련 한전측에 민원을 제기해 보상을 이끌어냈다고 들었는데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단지 옆에 송전철탑이 설치됨에 따라 입주민들이 전자파로 인해 건강에 위협을 느끼고 한전측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한전에서는 송전선로의 전자파는 단지와 적정거리를 유지하고 있고 가정용 기기보다도 적게 발생, 전자파가 인체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터넷과 전문서적 등을 통해 조사했으며 스웨덴의 한 논문자료에서 전자파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백혈병에 걸릴 확률이 2배 가량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견했다. 이와 함께 전자파 탐지기기를 이용해 직접 철탑 밑에서 전자파를 측정하고, 이 측정 결과 등을 가지고 한전에 다시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한전과 원만한 합의로 4억9천만원의 보상을 이끌어 내 단지 도색과 전자경비시스템 등을 도입해 아파트의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 이러한 단지 현안을 해결해 입주민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었던 비결은.
―관리소장이 되기 전 20년간 제약회사의 공무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전기·설비 등에 대한 경력을 갖추었고 나름대로 틈틈이 공부한 결과 아파트 관리와 관련된 자격증 10여개를 취득한 것이 하자발췌 등 하자보수 문제와 단지의 각종 현안 해결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됐다.
전기·설비 등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입주민들이 관련 민원을 제기할 때 어려움 없이 해결할 수 있었고,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또한 ‘최선을 다하면 길이 보인다.’는 신념으로 현안 해결을 위해 발로 직접 뛰어다니며 전문가에게 자문을 얻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등 포기하지 않았기에 입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 이러한 노력에 대한 입주민들의 반응은.
―고압철탑과 관련해 받아 낸 보상을 통해 전자경비시스템 등을 도입하자고 주장했을 때만 해도 일부 입주민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입주민들에게 이 아파트의 경우 라인경비가 아닌 초소경비이며 맞벌이 부부가 많아 낮 시간대에는 범죄에 취약해 도난 등의 사고가 빈번한 상황을 설명, 이를 방지하고 아파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자경비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입주민들을 적극 설득·이해시켰다.
그 결과 처음에는 불편하다고 전자경비시스템을 반대하던 입주민들도 설치 4년째에 접어드는 지금까지 도난사고가 한번도 일어난 적이 없어 오히려 크게 만족하고 있으며 이 시스템을 보고 이사를 오는 세대도 있을 정도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아파트 관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자격을 취득해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입주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자신의 가치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요즘엔 전기기기 기사와 소방시설관리자의 실기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또 주관협 시흥지부 회원들과 함께 모여 조경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일과가 끝나면 공부를 한다.
공부하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내가 가진 기술이 관리에 적용될 때 전문가라는 자부심이 들어 성취감이 크다.
이와 함께 시흥지부 지부장으로서 관리업무에 대한 의욕이 떨어진 소장을 위해 스터디 모임이나 세미나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시흥지부 회원들과 함께 모여 공부하고 토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자기 일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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