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유공간 리모델링으로 커뮤니티 활성화”

◐ 한상삼 관리소장 프로필 ◑

1976 대한주택공사 업무과장, 후생부장, 주택관리부장 등 역임
1993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도시행정학 석사
1998 서울 노원구 중계주공9단지 관리소장(서울시 푸른마을상 최우수상 및 노원구 우수 단지)
2000 숙명여자대학교 행정학과 주택정책론 및 토지정책론 강의
2001 서울 노원구 월계주공1단지 관리소장(노원구 최우수 단지 및 주공 커뮤니티 활성화 시범 단지)
2002 광명하안13단지 관리소장(주공 커뮤니티 활성화 시범 단지)
2004 분당한솔7단지 관리소장

아파트 단지를 정이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관리주체와 입주민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분당한솔7단지 한상삼 관리소장은 ‘커뮤니티 활성화’가 관리업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건임을 강조하면서 지난 98년 중계주공9단지를 거쳐 월계주공1단지, 광명하안13단지에 이르기까지 아파트 단지 곳곳을 입주민들의 쉼터이자 주민간 만남의 장소로 활용해 자타가 공인하는 살기좋은 아파트를 만들었다.
한 소장은 관할 지자체와 시민단체, 복지관 등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 아파트 공유공간을 리모델링해 환경을 크게 개선시키고 입주민들간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둬 “영구임대아파트의 관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을 얻고 있다.

▶ 커뮤니티 공간이 될 수 있는 단지 내의 공유공간은 무엇을 말하며, 공유공간이 입주민들에게 갖는 의미는.
단지 내의 엘리베이터와 복도, 피로티에서부터 나무 그늘, 어린이놀이터, 정자, 각종 체육시설(농구장, 게이트볼장, 인라인 스케이트장), 복지관, 관리소, 상가(슈퍼, 병원, 미용실 등)주변, 산책로, 보도 등은 모두 입주민들이 오며 가며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의 장이다. 이런 공간을 얼마나 입주민들이 자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성화하느냐에 따라 이웃이 교류하고 정이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아파트 공유공간은 입주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는 ‘공원’이자 이웃간에 교감을 형성하는 ‘만남의 장소’이며 정서적인 ‘치료의 공간’이다.

▶ 주택공사에서 실시한 ‘커뮤니티 활성화’ 시범 아파트에 두 차례 모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는데, 공유공간을 리모델링한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한다면.
월계1단지에서는 먼저 삭막했던 담장에 벽화를 그리고 꽃나무를 단지 곳곳에 식재해 사계절 꽃이 피는 단지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식물이 잘 자라지 않아 황량했던 단지 외곽에는 음지식물을 식재하고 보도블록을 쌓아 입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도록 배려했다. 단조롭던 단지 내의 공간도 재배치해 복지관 주변에 꽃밭을 조성한 뒤 폐드럼통을 탁자로 개조하고 의자를 배치해 오픈카페로 활용했다.
어린이놀이터와 동 현관 입구, 나무그늘, 언덕, 버스승강장 등 입주민들이 자주 활용하는 공간을 세심하게 파악해 탁자와 의자를 설치하는 등 유휴공간을 백분 활용했다.
하안13단지의 경우는 관리동 입구에 자연학습장(토마토, 고추, 산머루 등)을 조성하고, 담장 주변에는 생태공원(야생화 1천1백여주 식재)을, 관리동 측면에는 체육공원(허리돌리기, 철봉, 평행봉 등)을 조성했다. 유휴씨름장은 수목동산으로 바꾸고 단지 중앙로에는 원형 꽃길을 만들어 계절별 화초를 식재했다. 복지관에는 청소년 공부방과 PC방, 마을문고 등을 설치해 청소년들이 건강한 심신을 갖도록 배려했다.

▶ 소요되는 비용은 어떻게 충당했는지.
주차장 개방 수익, 이동통신 중계기 임대료 등으로 사업의 일정 부분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관할 지자체, 시민단체, 인근 상가 및 대학, 봉사단체, 복지관 등 유관기관의 협조를 얻었다.
월계1단지의 벽화 그리기는 인근 대학 시각디자인팀과 벽화봉사단의 협조를 얻었고, 하안13단지의 경우 유실수 등 각종 수목과 음지식물, 경계석 설치, 보도확장, 아스팔트 덧씌우기, 어린이놀이터 리모델링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광명시와 금천구, 녹색소비자연대,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등으로부터 전액 지원 받았다.
입주민들의 체력단련을 위해 쓰레기 적치장을 농구장으로 개조하면서 인근 교회의 도움을 얻기도 했다. 모두 꾸준한 대화와 건의 등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이뤄졌다.
입주민들도 자발적으로 각 동 입구에 꽃밭을 조성하고 화단을 만들어 직접 관리하면서 단지 환경을 개선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 '살고 싶은 동네 만들기 추진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발한 활동을 펼쳤는데 입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낸 비결이 있다면.
먼저 공동생활의 질서를 지키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관리직원들이 매일 어깨띠를 두르고 조기청소를 실시하면서 쓰레기 무단투기 방지, 분리수거 철저 등에 대해 지속적인 캠페인을 실시했다. 그러자 시간이 지나면서 동대표, 부녀회원, 통장단과 입주민들이 손발을 걷어붙이고 청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또 환경 우수동(棟) 선정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환경 가꾸기에 참여토록 독려했다. 복지관과 함께 노인 생일잔치, 주민잔치를 개최해 서먹한 이웃간에 대화가 꽃필 수 있는 계기도 만들었다.
이와 함께 1일 관리소장제, 시설물 견학, 자율방범대 운영, 나무명찰 달기, 새둥지 달기, 내가 먼저 인사하기 등으로 평소에 입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세대의 민원을 즉각 해결해 주고 불편사항까지 파악하는 서비스 정신을 바탕으로 빈집 사전신고제, 우편물 발송 대행, 가전제품 무상수리 등으로 입주민과 상호 신뢰감을 형성했다.

▶ 현재 관리 단지에서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계획하고 있는 것은.
단지 내 1백63평 규모의 방치된 지하대피소를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민복리시설로 개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하 1층은 실내 운동시설, 주민회의실, 행사장(경로잔치 등 경조사), 헬스장 등 다목적 시설물로 만들고 지상 1층은 노인정, 노인급식시설, 물리치료실, 노인대학 등 편의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현재 성남시 등에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요청한 상태이다.
이같은 복리시설이 조성되면 입주민들의 생활편의가 크게 개선되고 건강증진과 정서함양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yirum@ap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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