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 떠나는 음악 여행은 추억이 함께해 정겹다. 방천시장 옆 김광석다시그리기길에는 한 시대를 보듬은 뮤지션의 온기가 묻어나고, 동성로 하이마트음악감상실에는 긴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공간의 향수가 전해진다. 대구 중구 일대에서 선율에 취하다 보면 하루해가 짧다.추억의 음악 여행은 김광석다시그리기길에서 시작한다. 김광석은 대봉동에서 태어나 다섯 살까지 살았다. 유년 시절 뛰어놀던 신천 제방 옆 골목에 그의 목소리와 미소를 빌려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이 조성됐다. 길 입구에서 기타를 치며 웃는 김광석 동상이 반긴다. 350m쯤 이어진 골목에
통영의 봄 바다는 상냥하고 온화하다. 호수처럼 잔잔한 수면 위로 부드러운 햇살이 내려앉고, 점점이 흩어진 푸른 섬 사이를 여객선과 유람선이 오간다. 차창을 열고 해안도로를 달리거나 코앞에 바다를 마주하고 걸으면 날아갈 듯 상쾌하다. 봄날 통영 여행이 즐거운 건 바다 때문만은 아니다. 작은 항구도시가 지닌 방대한 문화 예술 자원, 그중에서도 음악이 한몫한다.두 다리와 해저터널로 통영 시내와 이어진 미륵도는 섬 아닌 섬이다. 통영케이블카로 미륵산에 올라 한려수도의 절경을 감상하고 달아공원 해넘이를 보는 것이 일반적인 여정이다. 조금 색
우리는 단 하나였지나는 너이기를 원했고너는 나이기를 원했어서로가 같은 모습으로서로의 체온을 느낄 때우리는 깨달았지너와 내가 하나라는 것을...너의 차가운 뒷모습이내 곁에서 말없이 떠나갈 때내 자신조차 내게서 멀어졌고너의 힘없는 발걸음을 보면서내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것은너와 나는 단 하나였기 때문이야너의 아픔은 나의 눈물이었고너의 상처는 나의 흔적으로 남아너를 향한 내 마음이너를 위로할 수 없겠지만네 안에서 나의 숨결이너와 함께 호흡할 때난 느꼈던 거야이미 너와 나는 하나였다는 사실을...너의 꿈속엔 언제나 내가 있고나의 뇌리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보듬고 위로하고 응원하면서 친구가 돼준다. 실과 바늘처럼 여행에 음악이 빠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파주로 떠나는 여행은 조금 다르다. 여행에서 조연에 머물던 음악이 당당히 주인공이 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황인용뮤직스페이스카메라타(이하 카메라타)와 콩치노콩크리트는 음악 감상 전용 공간이다. 디지털 음원이 넘쳐나는 요즘에도 음악의, 음악에 의한, 음악을 위한 공간에서 느끼는 감동은 디지털 음원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음악 감상은 한때 여행, 독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의 건립과 생존에펠탑이라고 하면 누구나 프랑스 파리가 생각날 것이다. 이 탑은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파리에서 개최된 만국박람회의 입구로 사용하기 위해 건설됐다.건립 당시에는 아직 인간이 세워보지 못한 300m 높이에 무게가 7000t인 이 탑이 제대로 세워질 리가 없다는 우려가 컸다.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궁, 앵발리드, 개선문 같은 기존의 파리 대표 명물들에게 굴욕감을 주는, 건축보다는 토목공학에 어울리는 구조재로 여겨져 고상한 건물의 외관으로 드러낼 수 없었던 거대 연철 구조물의 그림자를 20년
서양 문물이 해일처럼 밀려오던 시절이었다. 한성(서울)에 가로등 수백 개가 처음 불을 밝힌 날, 놀란 사람들의 탄성 사이로 두 남녀가 만났다. 조선 노비 출신 미 해병대 장교 유진 초이(이병헌 분)와 명문가 규수 고애신(김태리 분). 언뜻 그 시절 청춘 남녀의 연애 풍경처럼 보이지만,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2018년 방영한 뒤 새로운 한류 드라마의 아이콘이 된 〈미스터 션샤인〉에서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이를 비롯해 드라마는 대부분 논산선샤인랜드에서 촬영했다.논산시와 드라마 제작사 등이 손잡고 조성한 논산선샤인랜드는
한옥 카페 선운각 마당에서 허연 입김을 뿜으며 뜨거운 차를 마신다. 공기는 얼음처럼 차갑지만, 볕이 잘 들어 따뜻하다. 눈을 인 한옥 지붕은 북한산의 품에 폭 안겼다. 선운각은 벚꽃과 단풍이 유명해 봄가을에 북적북적하지만, 겨울철에는 인적이 뜸해 깊은 산중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다.우이동계곡 옆에 자리한 선운각은 등산 장비를 파는 매장과 음식점 거리를 지나 한참 올라야 한다. 수도권전철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에서 걸어가면 20분쯤 걸린다. 선운각 앞에 도착하면 바닥에 깔린 박석과 고풍스러운 돌담, 한옥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 반긴다
‘포항’ 하면 포스코로 대변되는 공업 도시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리고 요즘 한창 맛있는 과메기.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이면 전국의 마트 수산물 코너는 포항에서 올라온 과메기로 가득 찬다. 공업 도시와 과메기가 대표하던 포항에 요즘 ‘한류 성지’라는 이미지가 더해졌다. 각종 TV 프로그램의 단골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내국인은 물론 해외 관광객이 몰려드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최근 포항으로 여행자를 이끄는 한류 드라마는 〈갯마을 차차차〉다. 2004년 개봉한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을 리
그대가 만일,푸르른 하늘이라면나는 맑은 강물이 되어당신의 모습을 비춰주리오그대가 만일,거대한 초목이라면나는 그대의 뿌리가 되어당신을 지탱해주리오그대가 만일,한 알의 열매라면나는 그대의 잎사귀가 되어당신을 감싸주리오그대가 만일,한 송이 꽃이라면나는 그대의 향기가 되어당신 곁을 떠나니 않으리오그대가 만일,투명한 거울이라면나는 그대의 또 다른 모습으로당신과 함께 마주하리오
새해가 시작되는 1월은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하다.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해야 할 것 같아 몸과 마음이 바쁘다. 바쁠수록 쉬어 가야 한다. 천천히, 느긋하게. 이럴 때 여행이 필요하다. 아무 생각 없이 쉬었다 올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면 더할 나위 없고. 그래서 선택한 곳이 진안홍삼스파다. 다양한 수 치료 기구를 갖춘 바데풀에 홍삼 원액과 홍삼 가루를 이용한 테마 스파까지 경험할 수 있으니, 새해에 이만한 여행지도 드물다. 노천탕에서 바라보는 마이산(명승)의 그림 같은 풍경은 덤이다.진안은 홍삼의 고장이다.
선사시대 예술의 꽃밭19세기까지 고인류학자들은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그림을 그릴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진화론에 빠져 선사시대 사람들을 원숭이보다 약간 더 진화한 상태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시간의 길이를 몰랐던 어린 시절에 미술이나 역사 교과서에서 처음 봤던 들소 등 형형색색의 동물 그림으로 인상 깊었던 알타미라 동굴은 기원전 3만5000년에서 기원전 1만1000년에 이르는 구석기시대 벽화와 천장화로 장식돼 있다. 이 동굴은 1868년 사냥 중 사냥개가 우연히 들어서면서 발견돼 1985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
차갑고 건조한 날씨에 피부가 괴로운 계절이다. 평소보다 보습에 신경을 쓰건만, 전에 없던 잔주름이 하나둘 보이고 각질과 붉은 기도 거슬린다. 스킨케어 제품을 바꿔볼까 고민하다가, 문득 내가 쓰는 색조 화장품이 피부색과 잘 어울리는지 궁금해졌다. 이럴 땐 비용 부담 없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K-뷰티 체험·홍보관 뷰티플레이로 가자. 명동성당 맞은편 한국YWCA연합회관을 리모델링한 건물 3층에 있다.뷰티플레이는 국내 중소 화장품 기업을 위한 오픈형 체험 공간이다. 보건복지부가 지원하고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운영한다. 기업은 제
앙상하게 야위었구나.푸른 옷을 벗은 너아쉬운 이별에잎새는 몸부림치지만이 겨울을한 자리에 서서너를 위한 기도를 하면파란 새싹으로돌아온다는 희망으로겨울나무는너를 보내네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주택관리사가 아파트에서 근무하며 만난 사람들과 겪은 일을 책으로 엮어냈다.경남 함안군에서 아파트 관리소장직을 맡고 있는 저자 안병오 씨는 최근 출간한 ‘살며, 후회하며, 사랑하며(아파트에 피어난 사랑)’(도서출판 행복에너지)를 통해 한국인의 삶의 터전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행복한 삶 이야기를 전한다.저자는 1959년 부산에서 출생해 1986년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주)한화생명보험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하다 퇴사하고 상조회사 등의 직장을 거쳐 2014년 주택관리사 시험
겨울 하늘에 별이 뜨면 야외 전시장 곳곳에 있는 작품이 불을 밝힌다. 거대한 미디어월에는 바닷속 가상공간이 배경인 영상이 흐르고,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우주복을 입은 고양이상이 환하게 빛난다. 무엇이든 집어삼키는 자본주의를 형상화한 괴물도 보이고, 멸종 위기 동물을 모티프로 한 흉상도 있다.〈2022 ACC 미디어파사드, 반디 산책: 지구와 화해하는 발걸음〉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야외 공간에서 미디어 아트와 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하는 연례 기획전이다. ACC 미디어월과 하늘마당 미디어큐브에서 상영하는 영상 작품, 내부에 조명을 설치
대성당과 박물관의 별스러운 만남하루 평균 2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쾰른 대성당은 독일에서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다. 높이가 157미터인 두 개의 정면 쌍둥이 첨탑은 전 세계 대성당들 중 두 번째로 높고 정면 파사드는 제일 크다. 1248년에 건설이 시작됐으나 1473년에 중단됐다가 1840년에 공사가 재개돼 40년 후에 완성됐다. 이 대성당은 모산 미술(Mosan Art)의 절정이자 서양에서 가장 큰 성유물함으로 여겨지는,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러 간 3인의 동방박사 뼈가 들어 있다고 믿는 ‘삼왕의 신궁(The Shine
영동고속도로에 덕평자연휴게소가 있다. 경기도 이천에 자리 잡은 이곳은 호두과자와 핫도그, 우동, 라면 등을 파는 흔한 고속도로 휴게소가 아니다. 휴게소 뒤쪽에 영동고속도로 폐도 구간을 포함해 4만6000여㎡(약 1만 4000평) 규모의 잔여 부지를 일루미네이션 테마파크 별빛정원우주로 조성했기 때문이다.덕평자연휴게소에 들른다면 해 질 무렵이 좋다. 발길 닿는 곳마다 조명을 이용한 갖가지 조각과 설치 작품, 조형물이 반긴다. 어둠이 내리면 형형색색 전구가 불을 밝힌다. 휴게소에 형식적으로 만든 공간이라고 지레짐작하지 말 것. 웬만한 테
대성당 뒤편에서 지면 아래에 신축된 기념관기원전 3세기 파리에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정착하기 시작한 곳인 센강의 시테섬에 파리의 상징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1163년에 착공돼 14세기 중반에 완공됐다. 파리 시민의 영적 안식처였던 이 대성당은 프랑스혁명 때 종교적 횡포가 논란이 돼 ‘이성의 전당(Temple de la Raison)’으로 불리며 내·외부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나 빅토르 위고가 1831년에 출판한 소설 ‘파리의 노트르담’이 선풍적 인기를 얻으면서 프랑스 국민 안에 잠재해 있던 신앙심에 불을 지펴 오늘날처럼 복원됐다.이 대성당
여행은 정보의 조합으로 완성된다. 언제, 어디로, 어떻게 갈까부터 무얼 먹고, 어디서 잘 것인가까지.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똑똑한 할인 정보도 빼놓을 수 없다. 싼 게 비지떡이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지만, 모르는 말씀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찬 정보가 곳곳에 있다. 경남 창녕군도 그런 곳 중 하나. 소금 뿌린 수박처럼 당신의 여행을 더 달콤하게 해줄 창녕으로 떠나보자.창녕 하면 우포늪이다. ‘람사르협약에 등재된 국내 최대 규모의 내륙 습지’라는 타이틀 하나로 우포늪의 가치는 충분히 증명된다. 지역 주민 사이에 “타지 사람들
충북 제천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만족도를 기대할 수 있는 여행지다. 1만9900원에 제천의 5가지 맛을 즐기는 ‘가스트로 투어’가 있기 때문이다. 나 홀로 여행자를 위한 게스트하우스가 여러 곳 운영되고, 의림지와 청풍호 등 입장이 무료인 여행지도 적지 않다. 5만원에 5시간 동안 제천 곳곳을 돌아보는 관광택시는 가족이나 친구 등 4명이 동행할 때 더욱 효율적이다.시간이 부족하고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에게 환영받는 프로그램은 가스트로 투어다. 가스트로(gastro)는 ‘위장’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가스트로 투어는 약 2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