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김천치유의숲은 소백산맥의 명산으로 꼽히는 수도산 8부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국내 치유의숲 7곳 가운데 평균 고도가 가장 높다. 덕분에 경북 이남 지역에서 보기 드문 자작나무 숲을 품고 있다. 김천(구미)역에서 자동차로 50분 거리, 말 그대로 오지다. 버스가 하루에 한 번 운행하니 자가용 이용을 추천한다. 국립김천치유의숲 내 주차장은 장애인만 이용 가능하며 일반 방문객은 수도리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산길을 따라 15분 남짓 걸어야 한다.내륙 깊숙한 곳이라는 것은 어쩌면 청정 지역일 가능성이 크다는
폭우에 휩쓸린 산자락말 잃은 깊은 한숨 사이둥지잃은 까치들의 아우성 소리그제서야 퍼뜩 오래된 층층나무를 찾는다해마다 여린가지 층층이 쌓아가던아파트나무라고 애들이 좋아하던듬직한 바위에 기대어 서 있으니한때는 내가 몹시 부러워도 했던무던히도 듬직하던 바위가 없다층층나무도 없다아니, 있다저만치에 휩쓸려 다른 나무와 뒤엉켜기대섰던 바위보다더 큰 바위를 붙들고 모로 누었다층` 층` 나무가이제야 알겠다층층나무는 바위에 기대어 서있지 않았다는 것을층층이 뻗어가던 가지도시원스레 피어나던 하얀 꽃들도속깊은 뿌리의 일이었음을안간힘으로 마지막까지 움켜
구도심에서의 도발적 등장지금까지 11회 연재된 뮤지엄들과 달리 세계유산 보호구역 안이나 보호구역 경계선에 매우 가까이 신축됐지만 시각적으로 교류하며 영향을 주고받을만한 특출한 문화재가 가까이 없는 뮤지엄들이 있다. 중부 유럽에서 역사적 중심구역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어 1999년에 구도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보호구역으로 등재된 오스트리아의 2대 도시 그라츠가 2003년 유럽문화수도로 선정되면서 신축된 그라츠 미술관(Grazer Kunsthaus, 2003년 완공)이 그렇다. 이 미술관은 존재 자체로 주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8월 9일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하루 아침에 서울의 모든 건물이 무너진 가운데 ‘황궁아파트’만이 그대로 남아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외부 생존자들이 몰려들자 입주민들은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고 생존을 위해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살아간다. 삭막한 느낌의 ‘콘크리트’ 속에 만들어진 유토피아. 유토피아는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사회’를 말한다. 영화 속 황궁아파트나 우리가 사는 현실 속 아파트는 삭막함을 뚫고 진정한 유토피아가 될 수 있을까. 아파
[아파트관리신문=김선형 기자] 경복궁 정문을 나와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을 지나면 세종대왕 사거리가 펼쳐진다. 그리고 세종대왕 사거리에서 서쪽으로 난 큰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충정아파트가 있다. 걸어서는 약 40분, 차로는 10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다. 한때 경복궁 바로 앞에 있었던 조선총독부 청사에서도 비슷하게 걸렸을 것이다. 식민지 서울의 아파트 열풍 속에서 탄생충정아파트가 준공된 것으로 추정되는 1937년 8월 29일은 서울에 아파트가 한창 유행하기 시작하던 때다. 매일신보 1937년 6월 5일 판에서는 ‘소방, 위생
여름은 숲이 가장 다정해지는 계절이 아닐까 싶다. 초록빛 숲은 누구에게나 싱그러운 휴식을 선물하고 어둠이 내린 상쾌한 숲에서 더위도 잠시 잊을 수 있다. 시원한 수평선까지 눈에 담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처럼 여름 숲이 주는 모든 즐거움이 강릉솔향수목원에 있다.강릉솔향수목원은 칠성산 자락에 자리한다. 구정면 어단리와 왕산면 도마리·목계리 사이에 있는 칠성산은 산꼭대기에 7개 바위가 칠성(七星)을 닮았다고 붙은 이름이다. 높이 953m에 기암괴석과 우거진 숲이 주민들 사이에서도 꽤 험한 등산 코스로 꼽힌다. 1996년 강릉 안인해
자이언캐니언(Zion Canyon)은 라스베이거스 북동쪽 279km 지점에 위치하며 라스베이거스에서 4시간 정도 가야 도착하므로 아침에 일찍 출발해야 브라이스캐니언까지 볼 수 있다. 전날 세쿼이아공원 트레킹으로 컨디션이 안 좋아 호텔에서 자동차로 아침 8시에 출발해 낮 12시에 도착했다. 자이언캐니언은 버진(Virgin)강의 거친 물결이 나바호 사암을 부딪혀 침식작용으로 형성됐다. 계곡의 길이는 15마일(24km)로 깊이가 0.5마일(800m)이 넘는 웅장한 협곡이 만들어낸 자이언 계곡은 한여름에도 발을 담그기 차가울 정도다.이곳은
여러 예술의 학제간 탐구의 장우리는 앞서 구도심 자체가 뮤지엄인 아를(Arles)의 역사성과 잘 조화되면서도 현대성을 잃지 않은 아를 고대사박물관을 봤었다. 그런데 그곳에는 마치 아를의 고전적 환경을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뒤틀린 형상으로 현대 건물로 봐서도 특이한 형상인 루마 아를(LUMA Arles)이 2년 전에 개관됐다. 시각예술, 사진, 출판, 다큐멘터리 영화와 멀티미디어 등의 현대 예술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취리히에 설립된 루마 재단이 1986년부터 방치돼 있던 아를의 철도 부지에 각종 전시회, 회의, 라이브 공연, 건축
신록이 짙어지는 7월 무더위를 식혀줄 계곡이 손짓한다. 강원 동해시 무릉계곡(명승)은 청량한 물소리와 풍류를 만끽하는 피서지로 거대한 기암괴석과 장쾌한 폭포가 환상적이다.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해 사시사철 사랑받지만 특히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진 계곡에서 탁족을 하려는 이들이 모여든다.계곡은 호랑이가 건너다 빠졌다는 전설을 간직한 호암소부터 용이 승천하는 듯한 모양이 눈길을 끄는 용추폭포까지 약 4km 이어진다. ‘무릉’이라는 이름은 도연명의 산문 〈도화원기〉에 깊은 산속에 숨은 낙원을 이르는 ‘무릉도원’에서 유래한다. 매표소를
조선의 선비들은 어디에서 무더위를 이겨냈을까. 한양도성 안쪽에 그 답이 있다. 인왕산에서 발원해 세종마을(서촌)을 지나 청계천으로 흘러드는 옥류동천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 모습을 확인하기 어렵다. 서울 시내를 현대적으로 개발하며 하천을 지하에 두고 아스팔트로 덮었기 때문이다. 상류의 계곡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인왕산 수성동계곡(서울기념물)은 왕족과 사대부 등 양반이 자주 찾았다.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뒤로는 인왕산이, 앞으로는 저택과 경복궁이 펼쳐지는 명승지였다. 조선의 대표 화가
외면할 수 없는 붉은 정열발길은 벌써 너만보고 간다함백산자락 터전삼아하늘보고 당당하게 두팔벌린 너아,하늘을 향해 한점 부끄럼 없기를내 젊은 날의 시인이어라!가슴을 짖찧어도 길들일 수 없는열정의 순수넌 내게 하늘만 보라하지 않는다땅도 보라 한다옆도 보라 한다곱고도 정갈한 자태로하늘보며 기운차게 살라고땅보며 자애롭고 겸손하게주변도 둘러보며 잘 살라한다시 게재를 시작하면서콘크리트숲 도시의 직장인이 머리속 번잡을 떨치기에 옥상만한 곳이 없습니다.수년 전에 뜨겁게 달궈진 옥상에 올라 파란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넓게 보니 물처럼 흘러가는 모양
3일간의 요세미티 국립공원 여행을 마치고 미국의 3대 캐니언 여행을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향했다. 요세미티에서 그랜드캐니언까지는 8시간 이상을 가야 하기 때문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잠을 자고 휴식을 하며 그곳의 호텔투어와 주변을 구경하기로 했다. 라스베이거스는 그랜드캐니언으로 가는 중간 기착지였던 셈이다.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서부 네바다주에 위치하고 있으며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도시다.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을 건너가는 풍경은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사막에 엄청난 규모의 풍력발전이 돌아가고 사막의 전력을 저장하는 태양열판이
《햄릿》의 배경인 크론보르성북유럽에서 가장 웅장하고 중요한 르네상스 성으로 인정받아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크론보르(Kronborg)성은 영국의 극작가이자 시인인 셰익스피어가 쓴 《햄릿》의 배경인 엘시노어(Elsinore)성으로도 유명하다.원제목이 《덴마크 왕자 햄릿의 비극》인 이 희곡은 햄릿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클라우디우스에게 복수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슬프고 비참한 사건을 다룸으로써 전 세계 독자의 탄식을 자아냈다. 1816년 셰익스피어 사망 200주년을 맞아 성에 주둔했던 덴마크 병사들이
부산 금정산은 금정구 금성동·구서동·남산동·청룡동·부곡동, 동래구 온천동, 북구 화명동·만덕동에 걸쳐 있다. 공식 안내 지도에서 27개 지정 등산로를 소개하지만, 주민들이 찾는 샛길을 포함하면 무려 100여개 진입로가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일상 가까이, 언제든 가볍게 오르기 좋은 산이다.금정산성(사적)은 금정산 꼭대기에서 동남쪽·서남쪽 능선과 계곡을 따라 축성했다. 금정산성 입구에 ‘18845M’ 포토 존이 있는데, 산성 둘레 1만8845m를 뜻한다. 우리나라 산성에서 가장 큰 규모다. 둘레가 너무 길어 수비군이 부족했을 정도다.
드디어 세계에서 가장 큰 세쿼이아를 보러 가는 날이다. 요세미티밸리 숙소에서 아침 10시에 도착한 이곳은 벌써부터 사람들이 마리포사 트레일로 향하고 있다.그토록 와 보고 싶었던 곳, 보고 싶었던 나무. 설레임이 발길을 독촉한다. 오솔길이었다가, 오르막길이었다가 언제 쓰러졌는지 모를 세쿼이아 고목들이 길가에 누워 쉬어가라 자리를 내어준다. 숲에는 불에 탄 나무들도 많이 보였다. 세쿼이아가 잦은 산불에도 살아남는 것은 나무의 단단한 성질 때문이다. 씨앗의 단단한 껍질은 불에 그슬려야 뿌리를 내린다고 하니 자연의 세계가 신비롭고 놀랍다.
남한산성(사적)은 1624년(인조 2년) 축성을 시작해 1626년에 완공됐다. 이괄의 난을 겪은 뒤 조선 왕실의 보장처(전쟁 시 임금과 조정이 대피하는 곳)로 지어졌다. 통일신라 주장성 터에 성돌을 쌓고, 여장(성 위에 낮게 쌓은 담) 1897타, 옹성 3곳, 우물 80개 등을 조성했다.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능선을 따라 쌓아, 방어에 유리한 요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1636년,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신한다. 병자호란이다.인조가 남한산성에서 보낸 시간은 소설과 영화로 만들어졌다. 2007년 작 ‘남한산성’은 ‘칼의 노래’와 ‘하
쾰른 대성당과 라인강 사이에서지난해 12월에 쾰른 대성당의 남측 광장에 대성당과 불과 12m 떨어진 채 건립된 정사각형 평면의 로마게르만 박물관을 소개한 바 있다.근대건축의 주요 특성인 수평성과 단순함으로 고딕 대성당의 수직성과 정교함에 대응했던 이 박물관의 동쪽에 폭이 불과 6m인 작은 도로로 이격된 채 쾰른 대성당의 뒤편으로 37m 떨어진 곳에 루트비히 미술관(Ludwig Museum, Peter Busmann, 1975-1986)이 들어섰다.독일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문화유산인 쾰른 대성당에 이렇게 가깝게 두 개의 뮤지엄이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오월’이다. 이해인 수녀의 시구에 담긴 초록의 서정시를 제대로 감상하기에 목장, 특히 5월의 목장이 제격이다. 목장은 왠지 먼 자연 속에나 있을 것 같은데, 다행히 도심 가까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서울 근교의 원당목장(원당종마목장)을 꼽는다. 번화한 도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말이 뛰노는 초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반갑다.수도권 전철 3호선 원흥역을 기준으로 자동차로는 약 6분, 걸어서 35분 남짓한 거리에 원당목장이 있다. 원흥역을 지나
싱그러운 초여름, 넉넉한 초원에 유순한 동물이 모여 있는 목장으로 향하자. 중부권 최대 종합 레저 휴양 관광 단지 벨포레리조트는 수려한 자연 속에 친근한 동물을 만나는 여행지다. 벨포레는 ‘아름다운 숲’을 뜻하는 이름으로 두타산을 두르고 원남호를 품고 있다. 2019년에 개장한 이곳은 골프 코스와 콘도, 놀이동산, 정원, 레스토랑 등 다채로운 시설을 갖췄다. 목장은 벨포레리조트에서 가장 활기 넘치고 사랑스러운 공간이다. 보어염소와 오리, 거위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터줏대감 면양이 초원에서 풀을 뜯으며 한가로이 시간을 보낸다. 말, 미
요세미티의 아침은 화창했다. 가을하늘처럼 높은 하늘과 바람, 바위산으로 둘러싸여 마치 이곳을 포근히 품에 안고 있는 것 같았다. 화단에는 잡초 하나 없이 멀칭처리가 잘돼 있었다. 이름 모를 꽃들이 형형색색 피어 있고 줄지어 선 플라타너스가 아침 햇살을 받아 싱그럽다. 요세미티 와워나호텔에서 요세미티밸리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다.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그랜드캐년, 엘로우스톤과 함께 미국의 3대 국립공원중 하나다.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원이자 미국의 자랑이기도 한 요세미티는 미국의 금강산으로 불리며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에서 관리